문화재청 정밀조사 앞두고 토지 소유주 반대 부딪혀
장영우 시의원 "시, 군락 보존·터 매입 적극 나서야"

밀양 재약산 진달래·철쭉 군락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해야 한다는 시민 여론이 많지만 개인 사유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

이 문제는 장영우(더불어민주당·다 선거구) 밀양시의원이 지난 13일 제205회 밀양시의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 5분 발언에서 거론하면서 다시 이슈화됐다.

장 의원에 따르면 밀양시는 지난 2015년 4월 9일 담당부서에서 전문가와 함께 재약산 진달래·철쭉 군락지를 현장조사했으며, 그 결과 희귀성·학술적 가치가 충분해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그해 4월 15일 문화재청에 보고했다. 이후 문화재청은 4월 27일 종합 정밀조사를 해서 문화재 지정 가치가 있을 때 문화재위원회 사전 심의를 거쳐 천연기념물 지정 신청을 하겠다는 회신을 보내왔다. 하지만 문화재청이 사업비를 확보해 정밀 조사를 추진하다가 토지 소유자가 반대하면서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천연기념물 지정이 유야무야됐다.

현재 재약산 진달래·철쭉 군락지에는 한국화이바 땅과 개인 3~4명 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21일 "2015년 천연기념물 추진을 위해 예산을 편성했지만 토지 소유자가 반대해 예산을 반납한 후 현재까지 진행된 상황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개인 토지 소유자 동의가 없으면 어쩔 도리가 없다. 자연 상태 그대로 군락지를 보존하는 게 옳은지, 인위적으로 군락지를 정비하는 게 옳은지 연구해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 의원은 "시는 소유자들이 반대해서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며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렇게 손을 놓은 사이 재약산 정상 부근이 육지화되고 신갈나무 등 잡목이 크게 우거지면서 진달래와 철쭉 군락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덧붙여 "시에서 당장 천연기념물 지정은 힘들다 하더라도 우선으로 할 수 있는 일부터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기를 바란다"면서 "재약산 진달래와 철쭉 군락지 잡목을 제거하고, 등산로 정비 차원에서라도 해당 토지를 매입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또 "지난 9월 직접 현지 답사한 결과, 흔히 진달래는 다 자라도 밑둥이 20~30㎝가 넘지 않지만 재약산 진달래 나무 둘레를 실제로 재어보니 86㎝가 넘었다. 전문가 추정으로는 300년 이상 된 나무라고 한다. 실제로 봐도 일반적인 진달래와는 확연히 비교되는 두꺼운 밑둥이 특징인데 그 두께만큼 오래 살았다는 얘기"라고 문화재 지정 추진 타당성을 설명했다.

한편 도내에서는 남해 화방사 산닥나무 자생지·창원 신방리 음나무 군락·김해 신천리 이팝나무 등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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