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괄매수자 없어 분할 공고, 통영 경제·정치권 반발
기자재업체 임차 활용 제안…회사 "일부 시설만 매각"

통영지역 경제계와 여야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성동조선해양 분할매각 반대'를 주장하고 나섰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는 성동조선은 지난달 자산 전체 매각을 시도했으나 매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자 분할매각을 공고한 바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통영 경제계와 정치권은 "분할매각을 추진하면 막대한 인적·물적 자본이 투입된 지역 내 마지막 남은 조선소를 파산으로 몰아가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이상석 통영상공회의소 회장과 강혜원 통영시의회 의장, 그리고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통영·고성 위원장 등은 21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분할 매각이 진행된다면 훗날 조선업 호황기가 도래했을 때 다시 터를 조성하고 장비를 들여와야 하는 등 유무형의 국가적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들이 발표한 '성동조선해양 분할 매각 반대 성명서' 연명에는 기자회견 참석자뿐 아니라 강석주 통영시장과 이군현(자유한국당) 국회의원도 동참했다.

이들은 성동조선 분할매각이 현실화되면 더는 조선소로서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부동산 업체가 터를 쪼개서 팔고 크레인 등 고가의 장비 역시 고철로 내다 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점점 조선 경기가 살아나고 있고 국내 빅3 조선사가 중국으로 내보냈던 물량을 다시 유턴시키고 있는 시장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성동조선의 역량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분할매각의 대안으로 성동조선 내 일부 야드를 지역 조선기자재 업체에 임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상석 통영상의 회장은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있는 공장이 없는 조선소 협력사들이 성동조선 일부 야드를 임차해 활용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조선 기자재 업체들이 성동조선 일부 야드를 활용해 조선호항기를 대비하면서 성동조선 인수까지도 시도해볼 수 있다는 제안인 셈이다.

이상석 회장은 "12개 협력업체가 3년 임차 후 인수할 의향이 있다는 걸 정부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동조선의 메인 작업장이라 할 수 있는 2야드가 아닌 1야드를 임차해 세계 10위권 조선소로서의 위상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성동조선의 한 관계자는 "분할 매각이라고는 하지만 핵심 조선소 시설이라 할 수 있는 2야드를 중심으로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며 "SPP조선처럼 전 사업장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2야드만으로도 선박 건조가 가능한 구조이기에 조선소가 공중 분해될 수 있다는 접근은 어폐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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