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한희성·축구 최경돈·볼링 신우성…지도경력 인정

창원시 직장운동경기부 감독 자리에 '지역발 온풍'이 불었다.

창원시체육회가 공개모집을 거쳐 결정 공고한 감독직 세 자리에 지역에서 오랜 기간 선수를 육성해 온 지도자가 나란히 뽑힌 덕분이다.

창원시체육회는 지난 2일 직장운동경기부 감독채용 최종합격자를 밝혔다. 이에 따라 볼링 신우성(53), 사격 한희성(50), 축구 최경돈(53) 감독이 내년 12월 31일까지 각 팀을 이끌게 됐다.

주목할 점은 이들 이력이다. 이들은 모두 지역에서 10년 넘게 지도자 생활을 하며 선수 육성·체육 발전에 힘써 왔다.

신우성 창원시청 볼링팀 감독은 1999년 창원 도계중에서 지도자 길에 들어섰다. 첫해에는 학교 예산 부족으로 무보수로 학생들을 지도하기도. 이후 신 감독은 올해까지 도계중에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오며 2014년 경남 볼링이 소년체전에서 7년 만에 메달을 획득하는 데 기여하고 같은 해 도계중의 대통령기 전국볼링대회 개인전·단체전 석권을 이끌었다. 올해 소년체전에서는 3개의 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정들었던 팀과 이별하지만 신 감독은 새로운 만남을 다짐했다. 신 감독은 "도계중에서 가르쳤던 친구들이 곧 대학 졸업을 한다"며 "성인 무대에서 어떤 식으로든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이어 "앞으로 창원시청에서 인성이 우선이고 사람이 중심인 팀을 꾸리고 싶다. 선수들에게도 이 점을 강조했다"며 "선수들이 흘린 땀방울과 원활한 소통이 시너지를 이룬다면 좋은 결과도 분명히 얻을 수 있으리라 본다"고 강조했다.

한희성 사격팀 감독도 마찬가지다. 한 감독은 20여 년간 경남대 사격부를 이끈 명장이다. 한 감독 지도로 경남대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전국체전 5년 연속 공기소총 단체 우승을 차지하는 등 대학부 최강자로 이름을 떨쳤다. 2014년 10월에는 경찰청장기 공기소총 부문에서 종전 기록이던 1782점을 6점 경신하는 1788점을 쏴 경기대가 보유하고 있던 한국신기록을 10년 만에 갈아치우기도 했다.

한 감독 지도를 거친 진종오(KT)는 세계 사격 역사를 새로 쓴 선수가 됐고 최창훈(경기도청)은 농아올림픽 최초로 3관왕 신화를 달성했다. 지난 리우올림픽 때 50m 공기권총 4위에 오른 한승우(KT)도 한 감독 제자다. 한 감독은 "시청 팀도 대학 사격부의 연장이라 생각한다"며 "사격 메카로 떠오른 창원에서 선수 육성·발굴은 물론 올림픽 전 종목 출전이라는 목표 달성에 힘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진주고와 경상대를 졸업하고 실업팀 삼익악기 축구단에서 선수 생활을 한 최경돈 창원시청 축구팀 감독은 1992년 경상대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최 감독은 진주중·창원토월중·창원상남초에서 감독을 역임하며 지역 축구 발전에 힘썼다. 2004년 창원기계공고로 자리를 옮긴 최 감독은 2016년 전국고교 축구리그 후반기 우승,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전국 고교 축구대회 준우승 등을 일궈냈다.

2011년 FIFA U-20 월드컵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이기제(수원)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로 뛴 안용우(사간도스) 등 다수 프로 선수도 배출했다.

최 감독은 "앞으로 창원시민과 하나 되는 축구팀을 만들고 싶다"며 "창원시축구협회에서 진행하는 유소년 프로그램을 활용, 지역 선수 육성에도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창원시체육회도 이들 활약을 기대했다. 시체육회 관계자는 "창원시에서 꾸준히 활동한 체육인이자 지역 출신 지도자라는 점이 이번 채용 과정에서도 플러스 요인이 됐다"며 "이들 지도로 한 단계 더 성장할 창원 체육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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