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이 시끌벅적하다. 새 야구장 명칭 선정을 앞두고 '마산'을 넣느냐 마느냐로 불거진 공방 때문이다.

마산을 넣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100년이 넘는 마산야구 역사를 이어가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마산이 빠진다면 자칫 그 명맥이 끊길 수도 있다는 우려도 덧붙는다. 다른 쪽은 '언제까지 창원·마산·진해를 나눠야 하느냐'고 묻는다. 통합창원시가 출범한 지 10년이 다 됐는데도 아직 명칭 논란이 나오는 게 안타깝기까지 하다는 주장이다.

양측 논리를 떠나, 시민·팬 의견을 묻는 취재 과정에서 가장 많이 나왔던 이야기는 '정치권이 또다시 지역갈등을 조장한다'는 경고였다. 이번 논란이 지난 2014년 새 야구장 입지 변경 과정과 닮았다는 시선도 많았다. 진해구 옛 육군대학 터에서 마산종합운동장으로 새 야구장 입지가 바뀌는 과정에서 커진 반발과 정치권 갈등 양상이 마산으로 옮겨갔다는 것이다. 당시 일로 진해지역 시의원들은 일부 주민을 대동하고 창원시청 앞에서 '삭발식'을 진행했고 한 의원은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안상수 전 시장에게 계란을 던졌다. 정치적인 논리가 우선됐던 애초 터 결정이 애꿎은 논란만 만든 셈이었는데, 대다수 시민은 갈등이 어느 정도 봉합될 때까지도 공감보다는 의문을 쏟아냈다. '자기네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빚어진, 자기네들끼리 치고받고 싸운 일에 왜 항상 시민을 들먹이느냐'는 의견이었다.

이창언.jpg

이번 명칭 결정 과정을 두고 '시민을 우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것도 이와 맞닿는다. 그런 점에서 새 야구장 명칭 선정위원회가 밝힌 활동 방향·취지는 사뭇 반갑다. 시민대표를 뽑고 토론회·선호도 조사 등을 거쳐 '시민 모두가 공감하는 명칭 선정안을 마련하겠다'는 목표가 반드시 지켜지길 바라본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