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3시 도청 신관 대강당
구자환 감독 "유족에 용기를…"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해원>(감독 구자환, 2018년) 무료 상영회가 25일 오후 3시 경남도청 신관 1층 대강당에서 열린다.

영화는 한국전쟁 직전부터 전쟁 기간까지 전국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 현장을 찾아 생존자와 목격자들의 증언을 담고 있다. 전쟁이라는 광기의 시대에 일어난 끔찍한 일들은 과거가 아니라 생존자들의 기억 속에 지금도 여전히 살아 있다.

지난 5월 10일 정식 개봉한 <해원>은 전국 상영관에서 혹은 공동체 상영을 통해 관객을 만나 왔다. 다큐멘터리 자체가 역사적 자료로서도 훌륭하기에 영화를 만든 구자환 감독에게 강연 요청도 꾸준했다. 하지만, 민간인 학살 사건은 여전히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영화가 크게 관심을 끌지 못한 이유다.

이번 무료 상영은 구 감독이 직접 기획한 것이다.

"영진위 공식 스코어는 전국 (관객) 1409명입니다. 이 중에 194명이 경남지역 관객입니다. 정확히 창원 관객이지요. 그래서 제가 직접 500~600석 대규모 공동체 상영을 창원에서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거주하는 지역에서마저 민간인학살 사건을 알리지 못했으니 마음의 상처가 이만저만 아닙니다. 이 상처를 치료해야만 다음 작품을 힘있게 밀고 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구 감독은 처음부터 경남도청에서 상영을 하리라 마음먹었다. 민간인 학살의 가해자가 국가 자체였고, 창원에서는 도청이 그나마 국가를 상징하는 가장 큰 장소이기 때문이다. 정부뿐만 아니라 자치단체도 민간인 학살 사건에 관심을 두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여기에 이달 국회에서 민간인학살 등을 다시 조사할 수 있는 과거사법 개정안을 다룰 예정이기에 이를 환기시키려는 뜻도 있다.

걱정했던 것보다 일이 잘 풀렸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배려로 경남도청 신관 1층 대강당이 상영관으로 정해진 것이다. 시·도의원들도 관심을 보였다. 현재까지 김지수 경남도의회 의장 등 도의원 16명, 창원시의원 7명이 관람을 하기로 했다. 경남도, 경남도교육청, 창원시청, 경남문예진흥원 후원도 확정됐다.

이제 남은 것은 650석을 채울 관객을 모으는 일이다.

"우리가 배우지 못해 알지 못하는 참혹한 역사입니다. 길게는 3시간가량만 시간 내시면 오늘 우리가 사는 사회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도 알게 되실 겁니다. 모쪼록 역사 속에 묻힌 민간인학살 사건에 관심과 이날 멀리서 오는 유족께도 용기를 주시길 부탁합니다."

구 감독의 마지막 호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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