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적 운영으로 변질돼 아쉬움
지역문화 선도하는 리더역할 기대

지방문화원의 설립 목적은 지역문화의 계발·보존, 향토자료를 포함한 지역문화의 발굴·수집·조사·연구 및 활용에 두고 있다. 우리 지역의 창원문화원도 이러한 사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1987년에 설립되었다. 현재는 전국 최고 수준의 독립원사(院舍)까지 겸비하여 지역 문화의 계승과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이처럼 지역적 특성을 문화자원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중요 산업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지역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문화 관련 예산도 전략적으로 점점 확대하고 있다. 과거에는 문화를 접하고 누리는 계층이 특정한 소수에 국한되었다면, 지금은 누구나 문화를 쉽게 접하고 향유(享有)할 수 있는 환경이다. 문화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한다면, 지역문화원의 역할과 방향은 자명(自明)해 보인다. 그러나 지역문화원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 어떤 기관인지 아는 사람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설립 목적과 다소 거리가 먼 사업을 추진하거나 상업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마치 교육원과 같은 모습도 보인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문화원 스스로 변화하려는 혁신의 의지가 중요하다. 고유한 목적에 충실한 사업을 개발하고 특화해 나가야 한다. 적극적으로 지방문화원을 알리고 위상을 새롭게 세워야 한다.

먼저, 지역문화를 계승·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 삶의 모습에 대한 지역의 소중한 자료들을 모으고 관리해야 한다. 지역문화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문화적 가치를 높여야 한다. 이렇게 하면 머지않아 지역 문화산업의 서비스체계 구축도 가능하리라 본다.

창원시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 가보자. 1970년대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계기로 배후도시 탄생의 과정에서 겪었던 에피소드와 지역민들의 모습, 그 이전에 숨겨져 있는 주민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자료들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옛 창원은 오래전부터 씨족 중심으로 마을을 형성하여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주거와 농경생활을 영위하면서 살아온 전형적인 농촌지역이었다. 어림잡아 약 500년 역사는 넘을 것이다. 여기에 옛 창원의 전통을 계승·발전시키고, 아름다운 풍속을 보존하고자 설립한 '사단법인 삼원회(三元會)'도 지혜를 모으면 좋겠다.

둘째, 문화원은 전문성을 가진 특수법인이다. 전문성에 역점을 두고 지역문화 전문 인력을 적극적으로 양성해야 한다. 이러한 사업을 지역문화원에서 수행하기는 쉽지 않은 면도 있지만, 전문가 양성과 지역문화 계승, 그리고 지역청소년의 문화 교육의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일석삼조(一石三鳥)다. 또한, 일자리 창출에도 많이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지역의 문화를 선도하는 '정책 리더(leader)'의 역할이 필요하다. 지역의 축제뿐만 아니라 문화정책까지도 건전한 비판과 대안을 내놓을 수 있는 과감한 도전을 해야 한다.

다섯째,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전국 231개 지방문화원 대부분이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없이는 운영 자체가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는 돈이다'라는 역동적인 발상으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특별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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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민들의 입에서 "문화원이 이렇게 소중한 기관이야"라는 칭송이 자자하게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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