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모창민 등 선수 22명 KBO 승인 후 21일부터 협상
삼성 5명 최다…최대어 두산 포수 양의지 행선지 관심

어쩌면 마지막 대박 기회가 될, 프로야구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열렸다.

KBO(총재 정운찬)는 17일 NC 모창민을 비롯해 SK 이재원·최정, 두산 장원준·양의지, 한화 송광민·이용규·최진행, 넥센 이보근·김민성, KIA 임창용, 삼성 윤성환·장원삼·김상수·손주인·박한이, 롯데 노경은·이명우, LG 박용택, KT 금민철·박경수·박기혁 등 22명의 FA 자격 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이 중 처음 FA 자격을 얻은 선수는 12명, 재자격 선수는 8명이다. 이미 FA 자격은 취득했지만 FA 승인 신청을 하지 않고 자격은 유지한 선수는 2명이다. 구단별로는 삼성이 5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한화·KT가 각 3명, SK·두산·넥센·롯데는 2명씩이다. KIA와 LG·NC는 각 1명이다.

FA 자격 선수는 공시 후 19일까지 KBO에 FA 권리 행사 승인을 신청해야 한다. KBO는 신청 마감 다음 날인 20일 FA 권리를 행사한 선수를 'FA 승인 선수'로 공시할 예정이다. FA 승인 선수는 21일부터 모든 구단(국외 구단 포함)과 선수계약을 위한 교섭이 가능하다. FA 승인 선수가 10명 이하면 각 구단은 1명의 FA를 영입할 수 있다. 11∼20명이면 2명까지 가능하다. FA를 영입한 구단은 해당 선수의 전 소속구단에 전년도 연봉의 200%와 보호선수 20명을 제외한 선수 1명 또는 전년도 연봉의 300%를 보상해야 한다.

올 시즌 FA 최대어는 단연 두산 양의지다. 올 시즌 양의지는 정규시즌 133경기에서 157안타 23홈런 77타점 타율 0.358를 남기며 팀의 정규시즌 우승을 견인했다. 특히 타율 0.358은 리그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올스타 팬 투표·선수단 투표에선 모두 최다 득표를 하기도 한 양의지다. 공격뿐 아니라 안정적인 수비, 투수를 이끄는 능력도 탁월한 양의지를 둘러싸곤 '지난해 강민호가 삼성과 계약하며 세운 역대 최고 포수 계약(4년 80억 원)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K 최정·이재원 거취도 이목을 끈다. 4년 전 FA 총액 86억 원을 받으며 SK에 합류한 최정은 이후 2년 연속 홈런왕에 오르고 올해 역시 35홈런 74타점을 쓰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는 극적인 동점 홈런을 터트린, 해결사 기지를 재차 뽐낸 만큼 지난 계약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규시즌에서 17홈런 57타점 타율 0.329를 기록하고 포스트시즌에서는 주전 안방마님으로 활약한 88년생 이재원은 '모처럼 나온 젊은 FA 자원'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나이에 비해 풍부한 경험과 타격 능력은 모든 구단이 군침을 흘릴 만하다.

물론 한쪽에선 대다수 구단이 거액을 쓰기 꺼리는, FA에 소극적인 분위기여서 예년과 같은 대박 계약은 나오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다. 도입에는 실패했지만 10개 구단이 FA 금액 제한조항(4년 최대 80억 원)을 선수협에 제안한 게 한 예. 외부 FA보다는 선수 육성을 강조하는 구단이 늘었다는 점도 예년과는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층 커진 FA 제도 개선 목소리와 맞물려 '마지막 대박 기회' 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 이에 따라 실제 FA를 신청하는 선수가 몇 명이나 될지도 관심거리다.

한편 올해부터 FA 선수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의 공인을 받은 대리인(에이전트)을 내세워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FA 시장에서 과연 어떤 선수와 대리인이 닫힌 구단 지갑을 열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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