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결소위 구성 진통 예산처리 시한 넘길 듯
유치원 3법·아동수당법 등 민생법안도 지지부진

각종 사안을 두고 여야 힘겨루기가 팽팽하게 진행되면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는 물론 주요 민생법안 처리에도 제동이 걸렸다.

내년 예산안 470조 5000억 원은 12월 2일이 예산심사 법정 기한이다. 그러나 여야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 구성에서부터 접점을 찾지 못하고 공전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민주당 7명, 자유한국당 6명, 바른미래당 2명, 비교섭단체 1명으로 배분, 소위를 16명으로 늘리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한국당은 예결소위는 15명으로 꾸리는 게 오랜 관례인 만큼 여당의 주장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절충안으로 '7:6:1:1' 안이 거론되고 있으나 바른미래당은 자당 몫으로 거론되는 2석은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예결소위 구성이 미뤄져 국회의 예산안 처리일이 법정시한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단 여야 3당 예결특위 간사는 19일 오전에 만나 다시 협상에 나설 예정이지만, 내주 소위가 구성된다고 해도 물리적으로 법정시한 준수가 쉽지 않으리라고 보는 이들이 많다.

아울러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유치원 3법'과 아동수당 지급대상 확대를 골자로 하는 '아동수당법 개정안' 등 각종 민생법안 처리 역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고용세습 의혹 국정조사',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해임' 등을 요구하며 지난 15일 국회 본회의 참석을 거부해 비쟁점 민생법안 90건을 처리하지 못했다.

우선 유치원의 정부 지원금 부정 사용을 막기 위해 발의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은 여야 간 견해차가 커 연내 통과에 빨간불이 켜진 대표적 법안이다. 민주당은 자당 박용진 의원이 발의를 주도한 유치원 3법을 당론으로 추인하고,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이른 시일 내에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당은 학부모와 유치원, 교육부의 이해관계가 얽힌 민감한 사안인 만큼 12월 초 내놓을 예정인 자체 법안과 병합 심사하자며 맞서고 있다.

소관 상임위인 교육위는 바른미래당 간사인 임재훈 의원을 중심으로 유치원 3법을 논의하기 위한 법안소위 추가 일정을 잡으려 했지만, 민주당과 한국당의 대치로 일정 조율이 진통을 겪고 있다. 여야가 앞서 합의한 아동수당 100% 지급 법안도 세부 내용을 놓고 이견이 심해 법안 심사가 멈춰 있다.

보건복지위 관계자는 "민주당은 만 6세 미만 자녀를 둔 모든 가정에 수당을 지급하자는 안인 반면 한국당은 만 12세까지 주자고 주장해 대치하는 상황"이라며 "예산심사조차 여야 합의가 안 돼 법안 심사는 훨씬 더 미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음주운전자 처벌을 강화하는 일명 '윤창호법'은 앞서 여야 지도부가 합의한 만큼 연내 처리가 가능해 보인다. 윤창호법은 음주 수치의 기준을 높이는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음주운전으로 사망 사건이 발생했을 때 살인죄에 준해 처벌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개정안으로 구성됐다.

일단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행정안전위, 특가법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에 각각 상정돼 있다. 행안위는 19∼20일 법안소위 심사를 거쳐 26일 전체회의에서 법안을 처리, 이르면 29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특가법 개정안을 심사하는 법사위는 체계 자구 심사 등을 이유로 오는 27일로 심사를 미뤘다.

법사위 관계자는 "병합 심사할 각 법안의 형량 등을 놓고 조정이 필요해 법무부의 관련 보고서 제출 이후인 27일로 심사를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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