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기준 컨테이너 물동량은 2049만TEU로 세계 6위 항만, 환적화물 기준 싱가포르 항 다음인 세계 2위 환적 화물항. 부산항의 현재 모습이다. 이중 기존 부산항(북항)은 701만TEU, 부산항신항은 1347만 9000TEU로 신항 물동량의 부산항 전체 그것의 약 65.8%를 차지한다. 1TEU는 20피트(ft)(가로 6.096m) 길이의 컨테이너 1대를 나타내는 단위다.

서컨테이너부두 등 이후 늘어날 신항 부두 시설의 거의 대부분 경남지역(창원시 진해구)에 설치될 예정이다. 또한, 부산시 북항이 북항 개발 사업 등으로 항만 기능이 축소되면서 이 지역 물동량이 이전해 와 부산항 신항이 담당할 물동량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경남과 창원시가 항만산업 발전과 항만과 연계한 산업 발전을 전략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경남 도내에서는 무척 드물게 부산항신항 발전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지난 16일 오후 창원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는 '부산항신항, 경남의 신성장동력으로 바라보다'는 주제로 14차 창원경제연구포럼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기업인, 항만 관계자, 경남도와 창원시 관계자, 진해구 주민 등 80여 명이 참여했다. 이 포럼은 앞서 열린 '(부산항)신항발전협의회' 설립 기념행사를 겸했다.

포럼 첫 발제자로 나선 김재일 부산항만공사(BPA) 신항사업소장은 '신항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2030년까지 현재 계획대로 개발을 마치면 부산항신항은 지금보다 22개 선석과 배후단지 426만 7000㎡를 추가해 컨테이너전용·양곡·다목적 등 다양한 용도의 부두 45개 선석이 갖춰지고, 배후단지는 현재 두 배 수준인 845만 6000㎡ 규모가 될 것이다. 2만TEU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드나들도록 작년 9월 신항 항로 수심도 17m로 더 깊게 했다"고 말했다. 이런 확장으로 해양수산부는 신항 컨테이너 물동량을 2020년 1614만TEU, 2030년 2399만 9000TEU, 2040년 3578만 8000TEU 수준으로 늘리고자 한다. 2040년이면 현재 신항 컨테이너 물동량의 2.65배에 이르는 거대 항만(메가 포트)이 된다.

김 소장은 "항만 자체 기능 이외에도 항만으로 들어오면 엔진을 끄고 육상에서 전원을 공급하는 설비를 갖췄고, 항만 내를 오가는 트레일러도 전기로 구동하도록 하며, 태양광 발전 설비 등을 갖춘 친환경 항만 조성에도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남북경제협력 사업이 활발해지면 유라시아 대륙의 끝점이자 북방 물류 기착지로서의 획기적인 변화와 발전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도민과 경남도, 창원시에는 "저도 고향이 통영으로 경남 출신이다. 부산과 경남은 상호 경쟁 상대가 아니다. 동반성장 관계에 있다. 신항도 두 지역민과 자치단체 간 다툼의 대상이 아니다. 새로운 발전을 위해 경남과 부산이 힘을 모아야 되는 공간"이라며 "부산이 먼저 항만산업 발전에 관심을 더 많이 쏟았지만 이제는 경남도와 창원시가 배후단지 활용으로 어떤 부가가치를 창출할지를 고민하고 물류업체와 배후단지 입주기업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경남도 항만 관련 전문인력 양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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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차 창원경제연구포럼이 지난 16일 오후 3시부터 창원상의 2층 대회의실에서 '부산항신항, 경남의 신성장동력으로 바라보다'라는 주제로 열렸다. 사진은 포럼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박병주 경남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이 '항만 발전을 위한 지자체 역할과 경남 산업과의 연계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하는 모습. /창원상의

두 번째 발제자인 박병주 경남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항만 발전을 위한 지자체 역할과 경남 산업과의 연계방안'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박 연구위원은 "항만은 과거처럼 단순히 화물만 통과하는 게 아니라 국제물류와 해양비즈니스, 배후공간의 관광지화로 기능이 확대돼왔다. 또한, 세계적인 도시 대부분 항만을 끼고 있어 도시 성장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자치단체가 항만산업과 연계한 부가가치 창출 전략을 세우고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하는 이유"라며 "특히 경남도와 창원시는 해양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기계산업 중심의 제조업을 갖춘 만큼 스마트 항만 개발에 발맞춰 기존 공작기계·플랜트산업과 연계한 발전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종합 토론에서는 기존 도심과 연계한 대중교통의 불편함, 접근성 부족 등으로 신항 내 인력이 창원·김해에 사는 것을 불편해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지영 디더블유국제물류센터(주) 대표이사는 "대중교통도 너무 불편하지만 솔직히 일이 생겨서 창원시와 경남도 항만 관련 부서를 찾아가면 오히려 더 답답해져서 돌아온다"며 "저희를 비롯한 여러 물류업체가 결국 부산시로 찾아가 민원을 해결하는 때가 잦다. 도나 시가 항만 관련 비즈니스 행정 전문성을 높였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신항 개발에 따라 어업권이 소멸된 진해지역 소멸어업인들과 진해수협 관계자는 기존 생계 대책이 너무 부족했다며 신항 성장 전략과 함께 소멸어업인 생계대책에도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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