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간 넘게 고아낸 구수하고 깊은 맛 10년지기 단골 발길 끌어

마산토박이라면 부림시장 먹자골목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거다. 70~80년만해도 마산의 번화가였던 부림시장은 늘 사람들로 붐볐다. 시장을 한바퀴를 돌고 나면 출출해진 배를 먹자골목에서 우동 한 그릇으로 채웠던 기억이 있다. 먹자골목 바로 밑 지하도에는 회센터가 있었다.

   
 
 
백열등 불빛이 지하도를 밝히던 그곳에 지금은 대부분 가게가 문을 닫고 낡은 의자며 탁자들이 먼지가 수북히 쌓인 채 방치돼 있어 썰렁함을 더한다.

그나마 이곳을 지키고 있는 가게가 2~3곳 정도 있다. 지하골목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부림식육식당. 박상식(45)씨는 이곳에서 10여년 전부터 식육점을 하다가 식당들이 하나둘씩 빠지면서 점포 하나를 세내 식당을 겸하고 있다.

점심 메뉴로 곰탕을 비롯해 수육과 곱창 육회 등골 회간 주물럭 등 소에 관한 음식은 다 판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의 평균 연령은 60~70대. 가끔 젊은 사람들도 오지만, 대부분 10여년 전부터 오던 단골 손님들이다. 어르신들이 이곳을 계속 찾는 이유는 변하지 않는 그 맛 때문이다.

양지머리와 사태살 등 고기와 양(소의 위) 곱창 등 내장을 많이 넣어 10시간 넘게 푹 고아낸 국물은 진하고 구수한 게 깊은 맛을 낸다.

국은 파와 마늘 무를 함께 넣어 푹 무르게 끓이고 건더기는 건져 적당한 크기로 썬다. 거기에 잘게 쓴 파와 마늘·참기름·후춧가루·간장 등으로 양념해 국에 넣고 한소끔 다시 끓이면 감칠 맛 나는 곰국이 완성. 여기에 밥을 말아먹는 곰탕 한 그릇이 3500원.

곰탕은 가격이 싼데다 비리지 않고 시원한 국물 맛 때문에 이 집의 대표적인 메뉴가 됐다. 가끔 손님들이 곰탕과 설렁탕의 차이를 묻기도 하는데, 박씨는 곰탕이 곰국에 밥을 말아먹는 거라면 설렁탕은 보통 사리를 넣어 먹는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자면 설렁탕은 주로 사골과 등뼈를 많이 넣어 끓이는데, 국물을 내는 고기 부위가 약간 다른 거다.

박씨는 아침마다 마산 회성동 도살장에서 직접 고기를 구해 와 손질한다. 식육점을 직접 운영하다 보니 고기 부위별로 특징을 잘 알고 있어, 고기 맛을 제대로 안다는 게 손님들의 말. ‘양심을 지키는 가게’ 라는 식당 로고처럼 신선한 고기와 부위별로 맛의 특징을 잘 살린 음식이 10년째 단골들이 찾는 이유다. (055)246-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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