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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부부의 부탄 신혼여행] (상) 부탄으로 가는 길

부탄으로 떠난 신혼부부 '어떻게 살면 행복해질까요'
노순천·이노우에 리에 부부, 행복 비결 찾고자 '행복지수 1위' 국가로
대중교통 모두 전기차·유기농 재료 음식·편안한 사람들 표정 '인상적'

이서후 기자 who@idomin.com 2018년 11월 16일 금요일

창원에 사는 한일부부 노순천(37), 이노우에 리에(33) 씨는 지난해 7월 중순 부탄으로 늦은 신혼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네팔과 인도 사이 히말라야의 숨은 왕국.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민이 사는 곳이죠. 지난해가 한국-부탄 수교 30주년이라서 한국인 여행자에게만 특별 할인을 해줬습니다. 이 기회를 이용해 부탄을 다녀온 분들이 제법 되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부탄은 외국인에게 상당히 폐쇄적인 나라입니다. 그래서 가는 길이 그리 편하지는 않습니다. 애써 불편을 감수한다는 각오를 해야 하는 일이죠. 그럼에도, 이 부부가 굳이 부탄으로 신혼여행을 떠난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만난 부탄은 어떤 모습이었는지도 들어보고 싶었지요.

◇행복을 찾아 떠난 늦은 신혼여행

"우리가 결혼을 한 이유가 행복하고 싶어서잖아요. 근데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생각을 해봤는데요. 책을 보고 알아본다든지 그런 것도 좋지만 직접 행복하다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싶었어요. 부탄은 행복의 나라로 유명하니까. 도대체 이 사람들이 어떻게 살기에 행복한지 알고 싶었어요. 그래서 가자 그랬죠." (순천)

부탄은 국가가 여행산업을 통제하는 곳입니다. 일 년에 여행객 수를 딱 2만 명으로 제한합니다. 그것도 국가가 지정한 부탄 여행사를 통해서만 여행을 할 수 있고요. 외국인 여행객은 매일 무조건 200달러에서 300달러에 이르는 세금을 내야 합니다. 일종의 환경분담금이라 할 수 있지요. 좀 심하다 싶지만 나름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 지난해7월 부탄을 다녀온 노순천(오른쪽) 이노우에 리에 부부. /노순천

"원래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답니다. 처음에는 네팔이나 인도처럼 외국인이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었어요. 그러니까 너무 많은 사람이 오게 되고, 국민이 불만이 생긴 거예요. 다들 농사짓고 사는 사람들인데 외국인들 오면 안내도 해야 하고, 그래서 우린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 하고 왕한테 이야기했죠. 왕이 그러면 제한을 두자, 일 년에 몇 명만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하자, 이렇게 된 거죠. 히말라야 주위 네팔, 인도 같은 나라들이 여행객 때문에 환경도 훼손되고 하는 걸 보면 부탄이 지혜롭게 대응을 한 거죠." (순천)

여행객이 내는 세금에는 여행 비용이 거의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중 47%는 정부가 가져가 복지 등에 쓰고, 33%가 먹고 자고 이동하는 서비스 비용이고요, 나머지는 여행사 수수료와 인건비로 쓰입니다.

그렇다고 여행 자체가 불편한 건 아니랍니다. 다양한 여행 상품이 준비되어 있다는군요.

"여행 프로그램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 선택을 하는 거죠. 트레킹도 가능한데 물론 가이드와 동행해야 합니다. 다니는 게 자유롭지만 꼭 가이드와 동행을 해야 해요. 아침에 몇 시 만나서 종일 다니고 저녁에 몇 시 헤어지고 그런 식이죠." (순천)

▲ 일상생활에서도 전통복장을 입고 있는 부탄사람.

◇아찔한 착륙과 수도 팀부의 풍경들

이 부부에게 부탄의 첫인상은 아찔함입니다. 비행기가 부탄의 유일한 공항, 파로국제공항에 착륙하는 과정이 그렇다는 겁니다.

"짧고 높고 좁은 골짜기에 위치한 파로공항에서 기장들은 세상에서 가장 혹독한 착륙을 시도해야 한다. 파로공항에서는 비행기가 착륙하는 데 필요한 어떠한 기계적인 도움도 받을 수 없다. 비행사는 착륙할 활주로를 직접 눈으로 보고 스스로 판단해서 착륙해야 한다." - <부탄과 결혼하다>(린다 리밍, 미다스 북스, 2011년) 중에서

이 정도면 어느 정도 감이 잡히실 겁니다. 직접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일단 비행기가 산과 산 사이를 막 왔다갔다해요. 어떻게 보면 위험하게 느껴져요. 들은 이야기인데, 진짜 비행사가 잘해야 한다, 부탄행 비행기 조종사는 실력이 되게 뛰어나야 한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산 사이를 이렇게 갈 때 산을 휘돌고 나면 공항이 짠, 하고 나타나는 건 너무 재밌었어요." (리에)

▲ 전통을 고수하는 부탄건축들.

수도 팀부에는 높은 건물이 없고 죄다 전통적인 양식이었습니다. 정부가 정한 건축 기준이 전통 양식에 5층 이하라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전통 복장을 입은 부탄 사람들이 인상적이었다고 하네요.

"일을 할 때는 무조건 전통복장을 해야 한대요. 부탄도 한국 아이돌이나 일본 대중문화 이런 것들을 젊은이들이 좋아해요. 머리도 염색하고 문신도 하고요. 그래서 퇴근하면 요즘 유행하는 한국 아이들 복장을 하고 다니기도 해요. 하지만, 업무 시간, 공적인 시간에는 전통 복장을 입어야 해요. 좀 희한하더라고요. 전통문화 현대 문물들이 그렇게 섞여 있는 게."

거리에 다니는 대중교통이 모두 전기차라는 건 놀라운 일이었답니다. 사실 부탄은 히말라야 산세를 이용한 수력 발전이 발전했습니다. 전 국민이 전기를 다 쓰고도 남아서 인도에 수출까지 한다네요.

▲ 전통을 고수하는 부탄건축들.

"10년 안에 전기차를 100% 보급할 계획이래요. 그만큼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는 말이에요. 이는 결국 화석 연료에 의지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아닐까요. 음식도 부탄에서 생산하는 재료는 모두 유기농이에요. 지금은 인도에서 수입도 많이 하는데 인도에서 오는 건 유기농이 아니거든요. 이것도 앞으로 모두 100% 유기농으로 바꿀 거래요. 이런 부분에서는 굉장히 선진국인 거죠." (리에)

재료가 신선해서인지 음식이 모두 맛있고 먹을수록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네요.

또 하나 독특한 부분은 부탄 사람들의 표정입니다. 특별한 감정이 드러나지 않고 편안한 느낌이었다고 하네요.

▲ 굳이 사람에게 애교를 부리지 않는 부탄의 개들.

"부탄 사람들은 격정적인 것도 없고, 그렇다고 의기소침한 것도 없이 그냥 편안한 느낌이었어요. 그냥 자기 페이스를 쭉 유지하면서 산다고 해야 하나."

"심지어 동물들도 그랬어요. 길에 강아지가 자고 있으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빵 같은 거를 두고 가요. 그냥 그러니까 강아지들도 사람들한테 뭐 잘 보여야 한다, 그런 게 없는 거예요. 그냥 자기 삶을 사는 거예요. 사람한테 애교 안 부리고 그냥 있는 그대로 살아요."

길거리 개들마저 자기 삶을 살아간다는 부탄. 다음에는 부탄 사람들의 행복론에 대해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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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후 기자

    • 이서후 기자
  • 문화체육부에서 문학/영화/연극/출판 등을 맡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