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축 흔적…관련 문서도 발견
시 현장확인 뒤 내년 지표조사

창원시 의창구 북면에서 '창원 읍성 사직단' 터가 발견돼 주목된다.

사직단은 토지신과 곡물신에게 제사를 드리려고 단을 쌓은 공간으로 읍성 외부에 자리 잡고 있다.

기록에 따르면 삼국시대부터 사직단을 세웠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1908년 일제강점기에 사직단의 제사는 철폐됐다.

▲ 창원 읍성 사직단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터. 지대석으로 볼 수 있는 돌이 보인다. /경남시민문화네트워크

현재 서울 종로구 사직동, 부산 동래구 사직동 등은 사직단에서 유래한 명칭이며, 도내에서는 산청 사직단과 창녕 사직단 등이 복원됐고 거제시는 지난 2016년 사직단 일원에 대한 지표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또 진주시가 사직단을 복원할 계획이다.

창원에서 사직단과 관련된 구체적인 자료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여러 시민이 모여 문화재를 찾아 탐방하는 '경남시민문화네트워크(대표 김성곤)'가 창원 읍성 너머에 사직단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을 찾아냈다.

조현근 경남시민문화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창원역에서 북면 방향으로 79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의안교차로 근처 공용주차장이 나온다. 그 아래 자리로 추정한다. 현재 담장으로 쓰였던 듯한 석축 흔적이 있다. 또 민가의 무덤도 있다"고 설명했다.

▲ '고건축물목록 경상남도편'에서 볼 수 있는 창원 읍성 사직단에 대한 정보. 주소와 면적 등이 상세히 나와 있다. /경남시민문화네트워크

경남시민문화네트워크는 지난 3일 함안 읍성지를 투어하는 등 최근 도내 읍성을 답사하고 있다. 얼마 전 함안 읍성 관련 자료 속에서 창원 읍성 사직단과 관련된 문서들을 발견했다. 또 박영주 경남대 박물관 비상임연구원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고건축물목록 경상남도편'에서 창원 읍성 사직단의 주소와 면적 등 상세 기록을 찾아냈고 1954년도 항공사진 등을 토대로 사직단의 위치를 확인했다.

조 사무국장은 "그동안 창원 사직단을 찾아보려고 몇 번이나 시도했지만 찾지 못했다. 드디어 사직단 폐지 110년 만에 시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주용 창원대 박물관 학예연구사는 "향토사적으로 대단한 발견이다. 사직단은 중요한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지역별로 다 갖췄다. 백성은 풍요를 기원하며 제사를 올렸을 것이다"며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된 곳은 잘 찾을 수가 없다. 마산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창원읍성 사직단 터가 나와 다행이다. 사실 확인과 발굴을 위해 '문화재 지표조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창원시는 문화재자문위원들과 현장을 확인할 계획이며, 이르면 내년 하반기 추경예산에 반영해 문화재 지표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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