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네 두 이름' 행정-법정동 명칭 달라 혼란
"변경 요구 있으면 개정 가능"

창원시 팔룡동이 맞을까, 팔용동이 맞을까?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八龍洞) 지명을 놓고 헷갈려 하는 이들이 많다. 최근 개통한 마산과 창원을 잇는 터널 명칭은 '팔룡터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행정동은 '팔룡동'이고, 법정동은 '팔용동'이다. 주민센터 명칭은 팔룡동이다. 행정 운영 편의를 위해 설정한 행정구역인 행정동은 주민 수 증감에 따라 수시로 설치·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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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룡터널. / 경남도민일보DB

법정동은 지난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 때 대부분 정해졌다. 법정동은 도로명 주소와 토지대장 등 재산권과 관련한 각종 공부(관청이나 관공서에서 법규에 따라 작성·비치하는 장부)의 주소로 사용된다.

팔룡동과 팔용동이 나뉜 연유를 알려면 1997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창원시는 전국 최초로 행정동 24개를 12개로 통합했다. 인구 50만 명에 도달한 창원시는 행정구를 설치할 수 있었지만 2~3개 동을 1개로 통폐합하는 '대동제'를 시행했다. 팔용동과 대원동이 합쳐져 팔룡동, 봉곡동과 사림동이 더해져 봉림동, 반림동과 반지동이 뭉쳐져 반송동 등으로 탄생했다.

문법적으로 접근하면 팔용동이 아닌 '팔룡동'이 맞다. 기존 팔용산 지명은 2015년 12월 7일 '팔룡산'으로 변경됐다. 지명 유래로 접근해도 '팔룡동'이다.

팔룡산은 조선시대까지 '반룡산'(盤龍山)으로 불렸다. 반룡산에서 팔룡산으로 바뀐 데에는 전설이 있다. 창원시 의창구 동읍 용전리와 북면 지개리 사이에 있는 구룡산(九龍山) 남쪽 기슭 용주사(龍住寺)에 머물던 아홉 마리 용 중 일부가 어디론가 떠났는데, 바로 이웃한 팔용산에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헌섭 두류문화연구원장은 "조선시대 거의 전 시기 동안 팔용산은 반룡산으로 기록됐다. 지난 20세기 말엽의 어느 시점에 팔용산으로 기록되기 시작하였으므로 믿을 말은 못 된다. 반룡산이 팔룡산으로 발음되는 것은 이 지역 사람들이 구룡산의 용과 팔룡산의 용을 연관 지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며 "전설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좋을 거 같다"고 말했다.

<한국지명유래집>에 팔룡동은 다음과 같이 소개돼 있다.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의 남서쪽에 위치한 동이다. 서쪽의 천주산(天柱山)과 팔룡산을 경계로 마산회원구와 접한다. 동의 지명은 팔룡산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창원부에 소속되어 있었으나 1910년 마산부 부내면에 편입하였다. 1914년 차상리(車廂里)와 용산리(龍山里)를 병합하면서 차룡리(車龍里)라 하고 창원군 창원면에 편입하였다. 1973년 마산시 팔룡동이 되었다가 1980년 창원시 팔룡동이 됐다.'

그렇다면 법정동은 왜 '팔용동'이 됐을까. 속 시원한 대답을 들을 수 없는 상황이다. 토지대장·건축물대장, 도로명주소를 포함해 주민등록증 주소 등은 법정동인 팔용동을 쓴다.

윤선한 창원시 행정과 시정담당은 "당시 팔용동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지역 유래를 아시는 분들은 동사무소 명칭이 팔룡동이 맞다고 말씀하시기도 하셨다"며 "대동제를 하며 구역 조정을 하고 명칭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맞춤법·지명 유래 등을 고려했으며, 주민 여론을 수렴한 결과 팔룡동으로 하자는 의견이 많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법정동 명칭을 '팔룡동'으로 변경할 수 있을까.

윤 담당은 "1997년 당시에는 등기부·토지대장·건축물대장 등 정보를 지금처럼 전산에 입력하지 않고 일일이 손으로 써서 기록했다. 이를 전산화하는 작업이 복잡해서 바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전산으로 모든 자료를 관리하는 지금은 법원에서 관리하는 등기부를 제외하고 토지대장·건축물대장 등 시에서 관리하는 정보를 수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정동 명칭을 팔룡동으로 바꿔달라는 요구가 높으면 공청회 등을 통해 지역민 여론을 수렴한 뒤 조례를 개정해 변경할 수 있다"며 "팔용동·팔룡동 두 명칭을 사용한다고 어느 한쪽에서 잘못했다고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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