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역 수험생들이 15일 따뜻한 격려 속에 103개 대학수학능력평가 시험장에 입실했다. 이날 수험장을 잘못 찾아가 별도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이 발생했고, 일부는 아슬아슬하게 수험생 지원에 나선 경찰차·대리운전차로 수험장에 도착하기도 했다.

15일 아침 수험생들은 긴장된 표정이었다. 함께 온 가족들은 웃는 얼굴로 수험생을 배웅하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오전 8시 10분 입실 시간에 임박해 경찰 도움으로 시험장으로 들어오는 수험생들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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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학년도 대입수능일이었던 15일 오전 창원 경일고등학교 시험장에서 한 수험생이 따뜻한 엄마품에 안기고 있다. /박일호 기자

오전 7시 30분께 경일고 정문은 학부모들의 차들로 가득 찼다. 인근 창원여고 수험생들과 뒤엉켜 도로는 일순간 마비되기도 했으나 경찰 지도로 무리없이 차량은 이동했다. 한 학부모는 “좋아하는 반찬만 쌌다. 맛있게 먹고 오늘 하루만 더 힘내자”며 응원했다.

장현숙(52) 씨는 수험생이 정문을 들어간 지 20분이 지나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장 씨는 “오전 중에 절에 가서 기도를 할 계획이다. 12년 결과물이 하루 시험으로 결정난다고 하니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울먹였다.

오전 7시 50분께 사파고 수험생이 고시장 입실 후 신분증과 수험표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부모에게 연락을 했고, 부모가 경찰에 수험표 등을 전달하는 일도 있었다. 오전 8시께에는 수험생이 교통체증으로 입실시간을 맞추지 어려워지자 경찰 도움을 받아 시험장에 무사히 도착했다.

오전 8시부터 경찰차량이 하나 둘 시험장으로 들어왔다. 순찰차를 타고 온 한 학생은 창원여고에서 내려야 하는데 경일고에서 내려 다시 순찰차에 탑승하기도 했다. 학부모가 부리나케 실내화를 찾아와 자녀에게 건네주기도 했다.

이날 수험장을 잘못 찾았지만, 지정 수험장으로 돌아가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그곳에서 별도 시험을 치르는 학생도 있었다. 오전 8시께 창원중앙고에서는 수험장을 잘 못 찾아온 한 수험생이 “마산중앙고로 가야 하는데 창원중앙고로 잘못 찾아왔다”며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입실 마감 시간 10분도 채 남지 않은 상화에서 경찰은 약 15㎞ 떨어진 마산중앙고로 이동하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해, 경남도교육청에 연락했다. 경남도교육청은 창원중앙고에 별도 시험장을 마련해 홀로 시험을 치르게 조치했다. 여분으로 남겨 둔 시험지로 수능시험을 치르고 답안지는 마산중앙고로 보낸다.

트리콜대리운전은 이날 오전 5시 30분부터 8시까지 창원시 마산지역과 김해에서 12인승 승합차 14대를 투입해 수험생 수송을 도왔다. 6년 전부터 경남과 부산, 울산 등에서 지역 주민에게 사전 신청을 받아 수능일 수험생을 태워주고 있다고 했다. 박호석 트리콜대리운전 창원총판 관리부장은 “차량 1대당 3~5명씩 수험생 60여 명을 안전하게 수험장으로 이동하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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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학년도 대입수능일이었던 15일 오전 창원 경일고등학교에서 시험장 입실시간을 2분 여 남기고 한 학생이 경찰차에서 내려 시험장으로 뛰어 들어가고 있다. /박일호 기자

경남지방경찰청은 19건 수험생을 태워줬다고 밝혔다. 창원, 남해, 거제, 진주, 김해, 양산 등에서 수험생 수송이 잇따랐다. 이날 오전 7시 30분께 남해군 미조면 버스터미널 앞에서 한 학생이 버스 시간을 놓쳐 파출소에 울면서 뛰어 들어오자, 경찰이 순찰차로 고사장까지 데려다줬다.

거제에서는 이날 7시 32분께 아주터널에서 3중 추돌사고가 나면서 차량이 지체되자, 수험생 5명이 경찰 오토바이를 타고 시험장에 무사히 도착했다. 이날 경찰은 시험장을 찾지 못해 헤매는 수험생에게 도움을 줬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완월동 성지여고 앞 길에서 시험장소인 마산여고를 찾지 못한 수험생을 긴급 수송했다. 창원시 명서동 명곡고 앞에서도 시험장을 잘못 찾은 학생우을 도왔다. 진주에서는 문산읍 문산사거리에서 학교 이전 사실을 모르고 옛 학교로 간 한 수험생도 경찰 도움을 받았다.

소규모 응원전도 눈에 띄었다. 마산제일고 학생 4명과 교사 2명은 마산고 정문 앞에서 응원전을 펼쳤다. 학생들은 자신의 학교 선배를 보고서는 “차렷, 경례. 면학”이라고 외쳤다. 초콜릿 바도 건넸다. 2학년장인 김준서(18) 학생은 “학생회에서 5개 시험장으로 나눠 응원을 했다. 아침 6시 40분부터 응원했다”며 “일찍 일어날 때는 힘들었지만 응원하니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수능 당일 경찰은 도내 곳곳에서 수험생을 수험장까지 태워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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