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영화리뷰]이재규 감독 〈완벽한 타인〉

공간의 최소화…표정의 극대화
부부동반 친구모임서 비롯된
휴대폰 내용 공유의 결말은…

이미지 기자 image@idomin.com 2018년 11월 15일 목요일

요즘 말로 'TMI(Too Much Information·투 머치 인포메이션)'다. 너무 과한 정보를 굳이 알고 싶지 않지만 'TMI'는 곳곳에 넘쳐난다.

영화 <완벽한 타인>(연출 이재규)은 친한 친구들이 모여 인생의 블랙박스라고 불리는 휴대전화를 공유하는 게임을 벌이는 내용이다. 과연 결말은 해피엔딩일까?

30년 지기 친구들이 석호(배우 조진웅) 집에 모였다. 석호는 아내 예진(배우 김지수)과 집들이를 준비한다. 친구 태수(배우 유해진)는 아내 수현(배우 염정아)과, 친구 준모(배우 이서진)도 아내 세경(배우 송하윤)과 참석한다. 애인을 소개해준다는 친구 영배(배우 윤경호)는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고 혼자 집을 찾는다.

분주하고 시끌벅적하다. 석호는 고향 속초 음식을 준비하느라 바쁘고 예진은 집 구경을 시켜준다. 성형외과 전문의 석호와 정신과 전문의 예진은 친구들 사이에서도 부러운 존재. 큰 집을 모두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지만 건네는 덕담에는 가시가 있다.

잠시 후 7명이 커다란 식탁에 둘러앉았다. 예진이 흥미로운 제안을 한다. 휴대전화를 식탁 위에 올려놓고 지금부터 걸려오는 전화와 문자메시지, SNS 등을 모두 공유하자고 말한다. 눈빛이 흔들리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이 순간 게임을 거절하면 '비밀'이 있는 사람으로 오해받기 딱 좋다. 그래서 7명 모두 '용감하게' 휴대전화를 공개하기로 한다.

▲ 7명이 모인 자리서 누군가 제안한다. 휴대전화를 모두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지금부터 통화, 문자메시지를 다 같이 공개하자고. /스틸컷

이때부터 영화는 종잡을 수 없이 흘러간다. 누군가의 전화와 메시지는 굳이 알지 않아도 되는 사실을 폭로한다.

예를 들어 영배만 빼놓고 골프 라운딩을 잡은 친구들의 배신이나, 예진이 가슴 수술을 한다는 사실에 세경은 그녀의 공적인 모습과 다른 사적인 얼굴에 놀란다.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휴대전화 속 정보는 폭탄 같다. 사실 속에 진실이 숨어 있었고 이를 아는 자와 모르는 자 사이의 긴장감은 점점 높아진다. 또 누군가의 속마음이 들통나고, 세상 밖으로 드러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줄줄이 쏟아져 나온다.

웃으며 만났던 이들은 고개를 숙이고 돌려버린다. 이러는 동안 '월식'은 계속된다.

영화는 처음부터 월식을 내놓는다. 친구 넷은 아주 어렸을 적에 속초에서 월식을 보았다. 그리고 오늘 하늘에도 월식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분위기를 전환하고 싶을 때마다 달이나 보러 나가자고 말한다. 달은 지구의 그림자로 점점 가려지고 있었다.

▲ 완벽한 친구라고 믿었던 이들이 완벽한 타인이 되는 순간. /스틸컷

완벽한 친구라고 믿었던 이들은 완벽한 타인이 되고 있었다.

영화는 한바탕 소란을 피운 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마무리된다. 그리고 끝에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세 개의 삶을 산다고. 공적인 하나, 개인적인 하나의 삶, 그리고 비밀의 하나.

우리는 모두 다른 삶을 산다. 하지만 이 다름을 인정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언제나 할 말을 마음속에 숨긴 채 다른 이야기를 한다. 이는 점점 살이 붙고 거대해져 진짜 나를 숨겨버린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고민된다. 진짜 나를 숨기고 살면 안 될까? 굳이 나의 비밀까지 드러내어야 친구이고 부부일까?

7명이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누군가는 무릎을 치고 다른 이는 뒤통수가 따가울 것이다. 연극을 보는 듯한 즐거움이 있는 <완벽한 타인>. 당신은 누군가에게 완벽한 '타인'이고 싶은가, 아니면 '완벽한' 타인이 되고 싶은가.

영화는 도내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볼 수 있다.

신문 구독을 하지 않고도
경남도민일보를 응원하는 방법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http://www.idomi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이미지 기자

    • 이미지 기자
  • 2014년 7월부터 지역 문화 소식을 전합니다:) 전시와 문화재, 맛이 중심입니다 깊이와 재미 둘 다 놓치지 않겠습니다:D 소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