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4일까지 마산문학관

마산문학관 특별기획전 '원로 문인 자료전'이 13일부터 12월 14일까지 한 달 동안 열린다. 이번에 전시된 것들은 원로 문인들이 간직하던 손때 묻은 소장품들이다.

지역 문단 원로라 하면 범위가 넓고 대상도 많기에 지역 경남문협 초창기부터 중심이 됐던 마산문협으로 한정했다. 구체적으로 이광석, 김근숙, 김현우, 김교한, 임신행, 이우걸, 오하룡, 하길남, 변승기, 조현술, 김복근, 김미윤, 김연동 문인이 이번 전시에 참여했다.

각자가 내어 놓은 소장품은 사진에서부터 편지, 상패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전시라 보고 적당히 물건들을 내놓은 이가 많았다. 하지만, 몇몇 문인들이 의욕적으로 귀중한 것들을 많이 내는 것을 알고는 추가로 제출한 소장품이 많이 늘었다는 후문이다.

▲ 마산문학관 원로 문인 자료전 전시품. 김근숙 시인이 낸 습작노트. /이서후 기자

1959년 여원문학상으로 등단한 김근숙 시인이 낸 것으로 등단 전에 쓰던 습작 노트가 눈에 띈다. 이제는 낡을 대로 낡아 골동품 같은 분위기를 내지만 젊은 날 빼곡하게 적었던 문학에 대한 열정은 지금도 노트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1959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광석 시인과 197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임신행 시인은 지역 문단 역사의 산증인이라 할 만큼 많은 소장품을 공개했다. 특히 임신행 시인이 낸 것 중 박수근 화백의 소품 하나가 두드러진다. 그는 "그림 한 점에 수십억 하니 나는 감당할 수 없어 어렵게 소품 한 점 가지고 와 나는 틈나면 바라보며 산다"며 직접 설명을 달았다.

▲ 마산문학관 원로 문인 자료전 전시품. 임신행 시인이 낸 박수근 화백 그림. /이서후 기자

1978년 <수필문학>으로 등단한 하길남 수필가는 조경희 수필가와 구상 시인이 보낸 편지를 내놨다. 책을 보낸 것에 대한 답신이다.

198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변승기 시인은 자녀가 아버지 변 시인에게 직접 만들어 준 시집 <꼬맹이에게>를, 1986년 <시문학>과 <월간문학>으로 등단한 김미윤 시인은 베트남 전쟁 파병 시절 사진과 훈장을 가져왔다.

▲ 마산문학관 원로 문인 자료전 전시품. 김연동 시조시인이 낸 상패들. /이서후 기자

1987년 경인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연동 시조시인은 화려한 수상 경력에 맞게 수많은 상패를 내놓았다. 특히 옛 마산시 문화상으로 조각가 문신 작품으로 만든 상패가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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