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0가구 빈집…공공임대주택 전환 움직임

거제지역 공동 주택 미분양 해소가 더딘 가운데 1000가구를 훌쩍 넘는 미분양 물량 모두가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나타났다. 조선 경기 회복이 더딘 데다 인구 유출이 여전한 상황 등을 고려하면 이러한 대규모 준공 후 미분양 또한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거제시에 따르면 11월 1일 현재 지역 내 공동 주택 미분양은 입주자 모집 공고가 승인된 16개 단지 7335가구 중 1680가구다. 전월(9월 미분양 1700가구)보다 20가구 줄어드는 데 그쳤다. 문제는 이 물량 전체가 공사가 끝나 입주가 시작되고도 주인을 찾지 못한 '빈집(준공 후 미분양)'이라는 점이다.

구체적으로는 아주동 코오롱 하늘채(358·분양 가구 수) 49가구, 옥포동 자이온 더 퍼스트(220) 68가구, 덕포동 도뮤토 1단지(190) 78가구·2단지(328) 155가구, 상동동 힐스테이트 거제(1041) 5가구, 상동동 파크 아델하임(62) 12가구, 상동동 라푸름 아파트(129) 62가구, 상동동 벽산 블루밍(345) 8가구, 양정동 거제 2차 아이파크 1단지(636) 139가구·아이파크 2단지(643) 165가구, 문동동 센트럴 푸르지오(1164) 153가구, 일운면 코아루 파크드림(767) 411가구, 거제면 오션파크자이(783) 219가구, 사등면 경남아너스빌(306) 24가구, 사등면 미래미라지(96) 57가구, 연초면 일성유수안(267) 75가구가 준공 후 미분양이다.

올해 1월 말부터 공사 중인 아파트 단지의 준공이 잇따르면서 최근까지 1000가구가량 준공 후 미분양으로 돌아섰고, 이보다 앞서 2016년부터 임자를 못 만나 누적된 물량도 적지 않은 까닭에서다. 특히 지역 부동산업계는 이처럼 미분양 물량 전체가 준공 후 미분양으로 잡힌 건 사실상 처음으로 보고 있다.

손진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거제시지회장은 <경남도민일보>와 통화에서 "거제에서 준공 후 미분양이 지금처럼 많았던 적은 거제시 개청 이래 처음"이라며 "근본적으로는 조선 경기 활성화에 이은 꾸준한 인구 유입이 이뤄져야 지금의 미분양 상황이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분양 물량이 차츰 준공 후 미분양으로 굳어지고, 미분양을 털어내는 것도 신통치 않자 일반분양 승인을 받은 단지가 공공임대주택으로 변경 승인을 받거나 아예 임대주택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 건축과 관계자는 "최근 들어 지역 주택 시장 추세가 민간분양에서 공공임대 쪽으로 바뀌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10월 말 현재 지역 내 9개 단지 5186가구는 앞서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받고도 아직 착공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대림산업㈜과 ㈜시온주택개발은 올해 4월과 7월에 각각 1073가구, 824가구 규모의 사업계획 승인을 시에 신청했다. 대림산업은 고현항 항만재개발 사업지 안에 단계적으로 아파트를 지을 계획인데 분양 시기를 올가을에서 내년으로 미뤘고, 시온주택 측이 연초면 송정리 일원에 추진하는 기업형 임대주택은 사업 승인을 앞둔 것으로 알려진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