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지역 신문을 보다, 제목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서울과 대비한 다른 지역이 '시골'로 표현돼서다. 보수, 진보 언론이 다르지 않았다.

'서울 검사 늘고 시골 검사 준다', '시골 판사 자청한 전 대법관의 멋진 선택' 등의 제목이다. '시골 검사'와 관련한 기사는 법무부와 대검찰청이 '수사 기록 두꺼운 곳에 검사를 많이 배치한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시골 판사'는 제목대로 전직 대법관이 전관예우를 받는 변호사 대신 이례적으로 자신의 고향 인근 법원에서 원로법관으로 활동한다는 기사였다.

국립국어원 표준대사전에 '시골'은 '도시에서 떨어져 있는 지역. 주로 도시보다 인구 수가 적고 인공적인 개발이 덜 돼 자연을 접하기가 쉬운 곳' 등으로 풀이를 해놓았다. 하지만, '시골'은 세련되지 않고 발전이 덜 된 곳을 낮춰 부르는 뜻으로 종종 사용된다. '시골'은 서울과 떨어진 '지역'의 다른 말이기도 한 것이다.

인사 발령을 받고 경남지역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에게서 '원거리 마일리지'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서울과 거리가 먼 '시골' 지역에서 일하면서 일종의 '마일리지'를 쌓아서 다시 서울로 돌아간다는 우스갯소리(?)였다.

2000년대 초반 대학 시절 전국 대학생 기자 단체에서 활동할 때 전국을 다니며 '하방 사업'을 펼치자는 말을 듣고 뜨악했던 적이 있다. 그 당시와 지금 '지역'에 대한 인식이 과연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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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은 금요일 저녁이면 서울로 가는 KTX 역에서 만나게 된다고들 한다. 많은 서울인들에게 지역은 여전히 지역의 실명이 아니라, 서울과 대비되는 '시골'로만 치부되지 않는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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