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기자단 3·15의거 현장 탐방
현명한 민주시민 될 것을 다짐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후원하고 경남도민일보가 진행하는 중·고등학교 학생 상대 프로그램 '지역 역사 알림이 기자단' 활동에 참여했다. 2018년 10월 25일 우리 학교 친구들과 함께 창동·오동동 일대를 탐방해 3·15의거 발원지를 둘러보았다. 3·15의거는 1960년 3월 15일 이승만 정부의 부정선거를 규탄하기 위해 마산 사람들이 들고일어난 커다란 사건이다. 일반 국민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지배계층에게 승리한 최초의 역사적 사건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시작점이자, 후에 발생한 민주항쟁들의 도화선이다.

그 의거의 시작점, 그 뜨거운 함성과 뜨거운 마음의 시작이었을 그곳에 우리가 서 있었다. 바닥에 적힌 발원지의 표지를 지나며 왠지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60여 년 전 이 자리에 섰을 그분들도 나와 비슷한 마음이었을까 생각했다. 물론 나의 마음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두렵고, 한편으로는 벅차고 무섭고, 그렇지만 굳건한 마음이셨을 것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나요?' 하며 지나치고 세월에 묻혀 지나가겠지라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도망쳤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1960년 그날 이 자리에 계셨던 분들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사실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냐!'는 질문은 단편적으로 봤을 때 맞는 말이다. 한 사람이 그런다고 세상이 변하지는 않는다. 물방울 하나가 있다고 해서 바다가 아니듯이. 함께하지 않을 때 물방울은 그저 약하고 여린 존재일 뿐이다. 하지만 함께할 때, 이야기는 달라진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거센 파도를 만들어낸다. 그 파도로 언젠가 그 부패한 것들을 쓸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처럼 사람들은 함께했다. 무섭고 두려웠겠지만 함께했고 결국 민주화의 물결을 이루어냈다. 내가 그 물방울 하나의 마음을 다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벅차고 감동적인 순간이 아니었을까. 3·15의거에 대한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마음 깊은 곳에서 무언가 희망의 빛이 새어나오는 듯한 묘한 느낌을 받았다.

우리도 물방울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하면 못할 게 없다. 사실 나도 재작년 촛불집회의 촛불 하나가 되어본 적이 있다. 진실이 보이지 않고 권력자들이 변하지 않을 때의 답답하고 속상한 심정을 직접 느껴본 적이 있다. 그렇기에 더욱더 그분들의 오래 계속된 시위가 감동적이고 감사했다.

많이 두려우셨을 텐데, 속상하고 처절하셨을 텐데도 꿋꿋하게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나아가셨던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 금기였던 그때였다. 그런 숨막히고 암담한 그때를 딛고 일어선 분들이시다. 우리가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우리의 권리를 행사하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오직 그분들 덕분이니까. 그리고 그때는 숨겨졌던 수많은 진실들이 드러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아직도 그 때 진실을 숨기고 죄없는 사람들을 고통에 밀어넣었던 사람들 중 잘사는 사람들이 있지만 말이다.

교과서에는 한두 줄로 적혀 있던 눈물어린 역사를 눈으로 확인하니 더욱 깊이 와닿았다. 그리고 이런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현명한 민주시민이 되기로 스스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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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 이상 진실은 잠든 이의 것이 아니다. 우리가, 역사가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의 푸른 진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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