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현행보다 8000원 오른 80㎏ 기준 19만 6000원 추진
농민단체 "현실 외면한 정책…24만 원 보장해야"반발

"밥 한 공기 쌀값(100g) 300원 보장하라!"

정부와 여당이 발표한 쌀 목표가격을 18만 8000원에서 19만 6000원(도정미 80㎏)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으나 농심은 현실을 외면한 정책이라며 들끓고 있다. 농민들은 쌀 목표가격으로 24만 원을 요구해왔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13일 서울에서 농정개혁을 촉구하는 총궐기대회를 열고 정부 농업정책을 성토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12월 1일 쌀 목표가격 인상을 위해 전국농민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은 이날 창원시 의창구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사 앞에서 규탄 집회를 했다. 김성만 부경연맹 의장은 "민주당이 2012년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쌀 목표가격이 21만 7719원은 돼야 한다며 '쌀소득 등의 보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며 "쌀값을 물가인상률에 맞추기 위해 법안까지 개정해서 21만 원 이상을 주겠다던 민주당이 5년이 지난 지금 2만 원이나 적은 19만 원을 목표가격으로 결정했다. 민주당 주장대로라면 5년간 물가인상률이 하락했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농민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점도 비판했다. 이들은 "여당과 정부는 농업을 외면하고 농민을 무시했던 지난 정권의 적폐농정을 답습하고 있다. 정부·농협·농민단체가 함께 운영했던 '쌀수급안정협의회'도 열지 않고 쌀값을 하락시키기 위해 출하기 시장 방출이라는 초유의 폭거를 자행했다"며 "2013년도 쌀값으로 겨우 회복하고 있는데 2017년산 5만 t 1차 공매에 이어 추가 공매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쌀 시장 방출부터 쌀 목표가격 결정까지 그 어디에도 농민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정부에 밥 한 공기 쌀값 300원 보장, 쌀 목표가격 24만 원을 요구했다.

이날 농민들은 민주당 경남도당에 서한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농민들 우려와 요구사항이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중앙당 등으로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이 13일 오전 창원시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사 앞에서 쌀 목표가격 19만 6000원 결정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쌀전업농중앙연합회는 이날 오후 서울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문재인 정부 농정개혁 촉구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수확기 비축미 5만t 방출계획 철회 △쌀 목표가격을 100g당 300원 이상으로 인상 △농업 예산 국가 예산 증가율 10% 이상으로 증액 △대통령 직속 농어업특별위원회 설치 법안 통과 △자유무역협정(FTA)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정부 출연 법제화 등 11가지를 요구했다.

한농연은 앞서 '농민의 처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쌀 목표가격 당장 철회하라'는 성명을 냈다. 한농연은 "목표가격이 변동직불금 산정을 위한 단순한 수치가 아닌 쌀산업이 지향해야 할 목표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마땅한 기준점과 가격 지지를 위한 완충제도가 없는 상황에서 쌀값을 시장에 자율적으로 맡기면 가격 하락에 따른 생산 기반 붕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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