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스물네 살 북극곰 '통키'가 지난달 17일 세상을 떠났다.

동물원에서 태어나 평생을 콘크리트 바닥 위에서 지냈던 통키는 국내에 남은 마지막 북극곰이었다. 통키가 우리에게 던진 메시지는 지구온난화와 멸종위기종보호, 동물복지와 동물원 문제다.

동물원이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모색하고 멸종위기 동물을 보호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동물을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킨다는 우려 목소리도 크다. 동물원이 멸종위기종 복원이나 서식지 보전 등 연구 사업도 하고 있지만 오락 기능을 많이 하는 것도 사실이다.

김해에 있는 동물원 역시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이 상당 수다.

열악한 환경 속에 사육되는 동물들은 자폐증 증세로 알려진 정형행동을 반복한다. 왔다갔다 반복하는 것은 정신적 장애에 의한 이상 행동이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지속적인 스트레스나 고통·통증을 받았을 때 주로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정형행동을 하는 동물원의 동물은 야생으로 돌아갔을 때도 이러한 행동이 고쳐지지 않는다고 한다.

동물원이 비판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동물의 습성을 고려하지 않은 사육 환경이다. 영하 40도를 견디는 북극곰 통키는 영상 30도가 넘는 한국의 폭염을 실외 에어컨도 없이 견뎌야 했다. 사육장도 국제 기준에 턱없이 못 미쳤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교육을 위해 동물원을 유지해야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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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에서 아이들이 직접 동물을 보고 체험함으로써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배울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온전한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육환경이 먼저 기반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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