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야구장 명칭 두고 불거진 혼란
소통 행정 통해 최선책 나오길 기대

새 야구장 이야기다. 최근 창원시가 마산회원구 양덕동 새 야구장 명칭 공모를 지역민 반발로 원점 재검토하기로 했다. 창원시 3가지 공모 예시안에 '마산' 지명이 빠진 것이 원인이었다.

아직 절차가 진행 중이라 결과를 예상하고 지적하는 것은 아니다. 진행 과정에서 창원시가 사려 깊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다.

3가지 공모 예시안(창원NC필드, 창원NC스타디움, 창원NC파크)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창원시의 생각과 고민이 어느 정도 느껴진다. 마산만 넣자니 아직 통합 사실을 모르는 국민이 많아 지리적인 정보와 지명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이르렀을 것이다.

하지만 창원과 마산을 동시에 넣는 것이 홍보 차원에서는 더 효율적이다. 예전에 TV 중계에서 캐스터가 한 이닝이 끝나고 광고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여기는 마산야구장입니다"라는 말을 습관처럼 하자 창원시에서 "여기는 창원 마산야구장입니다"로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오히려 창원과 마산을 같이 넣어야 의심과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아 마산이 창원과 통합했지'라고 각성시키는데 효과적이다.

창원과 마산을 함께 표기하는 방법도 고민했지만 명칭이 너무 길어지는 것이 또 다른 문제였을 것이다.

하나 공모 예시안의 '창원NC스타디움'은 8음절이다. '스타디움'을 배제한다면 같은 8음절의 '창원마산NC파크', '창원마산NC필드'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런데 공모 예시에는 없었다.

잠시 주제를 벗어난다. 복지가 잘된 일명 서구선진국 국민은 가족과 여가, 소소한 행복을 중요하게 여기는 대신 여전히 우리 국민은 야망이 많고, 경쟁을 좋아하고 출세에 집착한다는 문화심리적인 비교분석이 있다. 차별과 소외가 원인이며 이를 벗어날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우리사회가 얼마나 차별적인지, 사람들이 얼마나 이에 민감한지를 보여주는 예다.

물리적 통합을 넘어 화학적인 통합은 차별과 소외가 없을 때 가능하다. 결국 창원시는 이 일로 마산 지역민들이 소외받고, 차별받고 있다고 느끼게 했고, 잘 아물어 가던 상처를 긁어 다시 부스럼을 만들어 놓았다. 물론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만큼 마산 지역민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는 충분한 방증은 된다.

이 과정에서 지역 정치인들도 자유로울 수 없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지역 민심을 자극하고자 '마산 팔이'를 하려 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아무튼 새로 취임한 허성무 시장은 '사람중심의 소통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소통은 배려가 그 전제에 깔려야 가능하다. 상대의 눈높이와 놓인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그 기본이다. 물도 높이가 다르면 한쪽으로만 흐른다. 수위가 같아야 오고 가고 섞일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소통이 아니라 일방통행이요, 강요다. 힘을 가진 이들의 이런 소통방식은 또 다른 이름의 폭력이라 할 수 있다. 뒤늦었지만 창원시가 원점 재검토한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시행착오를 복기하면서 진정한 '소통시대' 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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