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 조작'혐의
16일~내달 28일 주 1회
법원 "필요시 주2회도"

이른바 '드루킹 사건'(민주당원 인터넷 여론조작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이번 주 16일 험난한 재판 일정에 돌입한다. 최소 한 달 반 동안, 그러니까 다음달 28일까지 매주 금요일 창원과 서울을 오가야 하는 말 그대로 '강행군'이다.

드루킹 사건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는 지난달 공판준비기일 과정에서 "드루킹 김동원 씨 등 특검이 신청한 총 18명의 증인 신문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김 지사 측 변호인과 특검 의견 수렴을 거쳐 이같이 결정한 바 있다.

당시 김 지사 측은 현직 도지사이고 도정 현안이 많은 점을 고려해 되도록 '금요일'에 공판을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문제는 상황에 따라 김 지사 '상경' 횟수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재판부는 "증인 신문 외에도 특검이 제출한 증거에 대한 조사도 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주 1회가 아닌 주 2회 공판기일을 잡을 수 있다"고 밝혔었다.

김 지사는 "경남 경제가 여전히 어려운데 도민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 도정에는 어떤 차질도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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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29일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첫 공판을 받기 위해 29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드루킹 측근인 '둘리' 우모 씨와 '파로스' 김모 씨가 증인으로 등장할 16일 재판에서는 10월 29일 첫 공판과 유사한 공방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댓글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개발·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우 씨는 2016년 11월께 당시 김경수 의원을 상대로 킹크랩 시연회를 열었다고 주장할 게 확실시된다.

지난달 29일 재판에서도 드루킹의 또 다른 측근 '서유기' 박모 씨는 킹크랩 시연회와 관련한 사전 예행연습까지 거쳤고 김 지사가 시연회 후 댓글조작을 허락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김 지사 측은 역시 첫 공판처럼 증인들 진술의 허점과 모순점을 집중 부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유기' 박 씨는 변호인의 거듭된 반대신문에 "(킹크랩 사용 승인을 받았다는 내용은) 확실치 않다. 드루킹에게 전해 들었다고도 확신할 수 없고, 그 과정에서 든 생각을 말한 것"이라고 애초 진술과 다른 말을 하기도 했다.

김 지사 측 변호인은 "박 씨 진술 대부분이 드루킹에게 들은 내용이고, 실제 드루킹과 김 지사 사이에 메신저 대화 등을 본 적이 없다"며 "증인들이 필요에 따라 기억이 없는데도 기억나는 것처럼 진술하는 게 너무 많다. 또 일부는 거짓말까지 자백하며 전략적으로 말을 바꾸는 사람이라는 게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16일 공판의 또 다른 증인인 '파로스' 김 씨는 드루킹이 이끈 경제적공진화모임의 자금 총책을 맡은 인물이다.

김 씨는 일본 오사카 총영사직 등 인사청탁과 관련해 김 지사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한모 씨에게 500만 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지사는 뒤늦게 보좌관의 금품수수 사실을 알고 즉시 반환토록 했다고 해명했지만 특검은 김 지사가 이 과정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인사청탁과 관련은 없는지 등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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