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인물·역사 다룬 창작극 풍성한 음악…아쉬운 연기
내년 3월 본 공연 '기대'

지난 8일 오후 7시 30분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창작 뮤지컬 <의기> 갈라 콘서트가 열렸다. 주최 경남문화예술회관, 주관 공연예술 BOX 더플레이.

내년 3월 본 공연을 앞두고 작품 주요 장면을 부분적으로 공개한 자리. 이날 모두 13곡의 음악을 소개했다.

일부였지만 주요 장면을 공개한 만큼 전반적인 극 흐름을 읽을 수 있었다. 록 요소를 가미한 대중적인 음악 등 힘을 준 요소만큼은 제대로 돋보였다.

이번 작품은 지역 창작 뮤지컬이다. 우선 진주 기생을 중심 소재로 다룬다. 신분 한계로 수동적인 기생들이 결정적 계기를 분기점으로 1919년 독립만세 운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한다는 이야기다.

지역의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각색해 뮤지컬로 콘텐츠화했다.

▲ 지난 8일 오후 7시 30분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창작 뮤지컬 <의기> 갈라 콘서트 모습. /경남문화예술회관

국내 뮤지컬 시장은 대형 라이선스 작품이 유리한 형세다. 지역 창작 뮤지컬을 무대에 올리는 시도 자체가 도전인 셈. 그런 까닭에 이번 작품은 의미가 남다르다.

더욱이 지난 9월 일반인을 대상으로 캐스팅 오디션을 치렀다. 이때 뽑힌 이들이 주·조연 한 자리씩을 맡았다. 지역민이 지역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중심추가 됐다. 무대 주역을 일반 도민으로 구성했다는 점 또한 유의미한 시도다.

한편, 중간 점검 무대로 치른 갈라 콘서트는 전반적으로 아쉬움과 기대가 공존했다.

뮤지컬은 연극을 바탕으로 음악 요소를 접목한 무대극이다. 음악과 연기 모두 중요한 요소다. 뮤지컬 <의기>는 주역이 전문 뮤지컬 배우가 아닌 까닭에 연기를 배운 몇몇을 빼고는 무대 연기가 매끄럽지 못했다.

▲ 지역 창작뮤지컬 취지에 걸맞게 일반인 대상으로 주·조연 오디션을 치러 선발했다. /경남문화예술회관

배역을 소화하는 데 집중한 나머지, 인물 해석은 평이했다. 자연스레 대부분 인물은 입체감이 다소 모자랐다.

여성보다는 남성 인물이 돋보인 점도 아쉬웠다. 시대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여성이 스스로 '연약한 여인'을 자처하는 등 수동적인 태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 까닭이다.

다만, 갈라 콘서트에 한정한 평가. 본 공연에서는 이들 여성이 능동적으로 독립만세 운동에 참여하는 과정이 드러날 예정이다. 수동적인 태도가 도드라진 갈라 콘서트와는 사뭇 다를 여지가 충분하다.

연기와는 달리 주역 대부분 음악을 다루는 솜씨가 빼어나 본 공연을 기대케 했다. 주요 음악을 공개한 갈라 콘서트였기에, 이날 노래만큼은 모두 제 몫을 또렷하게 해냈다. 악역인 변종수를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으로 둔 구성도 다분히 인상적이었다.

가장 돋보였던 점은 록 요소를 가미한 뮤지컬 넘버였다. 대중성 있는 장르 음악이어서 흡인력이 컸다.

잘 알려진 뮤지컬은 저마다 핵심적인 음악을 지니고 있다. 그 까닭에 음악 하나만으로도 뮤지컬 <의기>가 돋보일 가능성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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