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경남 창사 50주년 특집 다큐…12·19일 각각 방영

지난달 30일 대법원은 일본 전범기업에 한국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을 명령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는 경남 지역 노동자 단체들이 전국에서 4번째 강제 징용 노동자상을 창원시 의창구 정우상가 앞 인도에 세우는 등 최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과 관련한 논의가 뜨겁다.

이런 상황에 맞게 MBC경남이 조선인 강제 노역 실태 세세하게 밝힌 다큐멘터리를 준비했다. 창사 50주년 특집으로 마련한 다큐멘터리 <끌려간 사람들 - 지쿠호 50년의 기록>이다.

취재는 올해 초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한창 진행 중일 때 시작됐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중에 경남(부산, 울산 포함) 지역 출신이 유독 많았다는 사실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다큐멘터리 제작에만 8개월이 걸렸다. 주로 재일 사학자 고 김광열 씨가 50년간 조선인 강제 징용자가 가장 많았단 지쿠호 탄전 지대를 다니며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현지답사를 진행했다.

일본 근대화 과정에서 탄광 산업은 착취와 강제 노역, 인권 유린이 심했던 분야다. 일제강점기에 주로 일본 내 하층민과 조선인 노동자들이 탄광 노동에 종사했다. 지쿠호 지역은 일본 3대 탄광 지역으로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 유명했다. 특히 조선인 탄광 노동자들이 3주간 조직적인 노동쟁의를 일으킨 지역이기도 하다.

김광열 씨가 이 지역을 대상으로 수집한 기록물은 13만여 건. 구체적으로 지쿠호 탄전지대 124개 탄광에 끌려온 조선인의 이름과 본적 등을 알 수 있는 근로자 명부, 보험료 징수 사실을 최초로 입증할 수 있는 건강보험대장, 실제 노동자들의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단체 숙박 영수증 등이다. 이런 자료들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이번 MBC경남 다큐멘터리를 통해 공개된다.

다큐멘터리 연출을 맡은 MBC경남 보도국 정영민 기자는 "김광열 씨 기록물에 등장하는 탄광 지대 곳곳을 누비며 70여 년 전 조선인 징용의 흔적을 추적해 잃어버린 역사의 퍼즐을 맞춰갔다"며 "이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끌려갔고 얼마나 참혹한 노동에 종사했으며, 어떻게 죽어갔는지 밝힐 수 있는 희귀 기록물 공개를 통해 피해 진상 규명과 피해권리 구제, 관련 연구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끌려간 사람들 - 지쿠호 50년의 기록>은 진주 등 서부 경남지역은 12일 오후 11시 10분, 창원 등 동부 경남은 19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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