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KS 6차전 빅뱅 대결
두산 승리 땐 시리즈 우승

우승 고지가 지척인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 투수들의 투혼이 어느 때보다 빛난다.

최대 2경기만 치르면 올해 KBO리그는 8개월 가까이 이어온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두산과 SK의 투수들은 후회 없는 일전을 위해 젖먹던 힘까지 짜내 마운드를 지킨다.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앞선 SK 투수들은 올해 포스트시즌 경기를 10경기나 치렀지만, 아직 버틸 만하다며 언제든 등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한다.

손혁 SK 투수코치는 "선수들이 노벰버(11월)니까 더 던질 수 있다고 투지를 보인다"고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가을 야구, 그중에서도 백미인 한국시리즈의 상징은 '옥토버(10월)'지만, 올해엔 일정상 11월에 열려 '노벰버'로 통한다.

우승이 걸린 올해의 마지막 시리즈인 만큼 '애니콜'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게 SK 투수들의 각오다.

10일 열린 5차전의 승리 투수인 불펜 좌완 김태훈은 한국시리즈 3경기에 등판해 5⅔이닝을 던졌고, 1승 2홀드를 수확해 SK 불펜의 핵으로 맹활약 중이다.

역시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3번을 마무리한 우완 정영일은 3⅔이닝을 던졌고 1세이브를 거뒀다.

선발 투수로 뛰다가 포스트시즌에서 불펜으로 변신한 앙헬 산체스 역시 3경기에 등판해 1승 1패를 올렸다.

강속구 투수 산체스를 불펜으로 돌린 전략은 트레이 힐만 SK 감독이 둔 '신의 한 수'라는 평가를 듣는다.

2009년 SK에 입단한 김태훈은 올해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종횡무진으로 움직였다. 94이닝을 던져 입단 후 지난해까지 던진 83이닝을 훌쩍 넘어섰다.

투구에 무리가 갈 만한 이력이나 그의 어깨엔 아직 힘이 넘친다.

김태훈은 10일 생애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승리를 거머쥔 뒤 "중간 계투가 시리즈 MVP를 받는 건 매우 어렵다고 들었다"며 '유권자'인 취재진에게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특유의 장난기를 발휘했다.

올해 44이닝으로 한 시즌 개인 최다 투구 이닝을 기록한 정영일도 피곤한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4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무실점의 강렬한 한국시리즈 복귀전을 치른 김광현도 4번째 우승 반지를 위해 6∼7차전 불펜 대기를 선언했다.

SK보다 불펜의 힘이 떨어지는 두산에선 마무리 함덕주가 고군분투한다.

함덕주는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3⅓이닝을 던져 2세이브를 거둬들였다.

그는 4차전에서 8회 등판해 아웃 카운트 6개를 책임지고 2이닝 세이브를 올렸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허리가 약한 팀 상황을 고려해 앞선 상황에서 함덕주를 조기 투입했다.

함덕주는 "(등판하면) 첫 이닝은 제구가 잘 안 되는 편이라 9회에 등판하면 솔직히 부담되더라"라며 "차라리 8회부터 던지면 9회에 영점이 잡혀서 더 던지기 편하다"고 조기 등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양 팀 감독의 단기전 불펜 운용 철학은 김태형 두산 감독의 한마디로 대변된다.

그는 4차전 승리 후 "함덕주는 2이닝을 던졌어도 내일 (5차전에) 또 나올 수 있다. 단기전은 (혹사) 그런 거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만큼 양 팀 벤치가 선수들의 체력을 애지중지 관리했을 테고, 매 경기 결승전이나 다름없는 단기전은 늘 총력전 체제라 필승 계투조의 매일 출격은 당연한 일이라는 얘기다.

/연합뉴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