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기념일이지만 빼빼로데이 판촉 행사만

정부가 지정한 법정기념일인 '농업인의 날'에도 농민들의 시름은 더해가고 있다.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이지만 사람들은 '빼빼로데이'로 인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사들뿐만 아니라 농협이 운영하는 하나로마트까지 빼빼로 판매에만 열을 올릴 뿐 농산물 판매 촉진 등 농업인의 날을 알리고 기념하는 데에는 무관심한 상황이다.

농산물 판매 촉진과 같은 행사를 진행하는 곳은 GS수퍼마켓이 유일했다. GS수퍼마켓은 전국 모든 점포에서 빼빼로데이에 가려진 농업인의 날을 기념해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산지 농산물 직송전을 진행하는 등 취지를 제대로 살리고 있다.

하지만 하나로마트는 농업인의 날과 관련해 행사를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 빼빼로데이와 관련된 판촉전은 여느 유통사와 마찬가지로 동참해 진행 중이다.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농업인의 날을 맞아 판매촉진 행사 등을 별도 진행하지는 않는다. 일부 지점에서 개별적으로 진행할 계획 정도만 알고 있다"면서도 "농산물 판매 촉진과 확대를 위해 하나로마트는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남창원농협 관계자는 "농업인의 날을 맞아 별도 행사를 기획하는 곳이 잘 없다. 남창원농협은 해마다 농업인의 날을 맞아 행사를 진행하는데 올해는 지역특산물인 단감을 이용한 고객 이벤트를 진행했다"고 했다.

농업이 국민경제 근간이라는 점을 인식시키려 정부가 지난 1996년 공식으로 지정한 기념일이 제과업계와 유통업계의 마케팅에 밀려 묻히고 있다. 게다가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업인의 날을 기념으로 쌀 소비 촉진과 홍보를 하기 위해 이날을 '가래떡 데이'로 정했지만 이 또한 빼빼로데이에 밀려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쌀 가격 문제와 폭염, 태풍 피해 여파로 여느 때보다 농민들에게 힘든 시기다. 상술에 휩쓸리기보다는 지방자치단체와 농협 등이 나서 전통시장과 하나로마트 등을 통해 농산물 판매 촉진 등 농업인의 날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강선희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정책위원장은 "빼빼로데이에 매몰돼 농업인의 날이라는 게 잊히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농업인의 날에 맞춰 농업정책이 발표되거나 농어민이 긍지를 가질 수 있는 묘책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농민을 위한 정책 마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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