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는 변해도 동심은 변하지 않죠
이한영 지음

마산에서 활동하는 아동문학가 이한영 작가가 동극집 <자선냄비 속에 들어간 물방울다이아>를 냈다. <꼬마마녀 단불이>(2007), <신나는 아동극 세상>(2008), <상족암의 비밀>(2009)에 이어 네 번째다. 거의 10년 만에 새로 낸 책이다. 작가는 오랜 공백을 두고 작품 쓰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시대가 많이 변했기 때문이다.

"개울에서 멱 감고 가재 잡던 어린 시절 추억담은 가상현실을 즐기는 요즘 아이들에게 원시시대 이야기처럼 들릴 것이다."

그럼에도, 작가는 요즘 아이들이라도 불쌍한 것을 보면 안타까워하고 가여운 것을 보면 동정하는 동심은 변하지 않았을 것이라 믿는다. 이런 고민 속에서 지은 작품이 열다섯 편이다. 이 중 몇 편은 이전 책에서 가져왔다. 이번 책에는 창원상일초 김지은 교사가 삽화를 그렸다.

동극집이란 게 아이들을 위한 아동극 대본이다. 무대에서 펼쳐지는 공연에 비할 것은 못 되지만 읽다 보니 나름 재미가 있다. 출산이 임박한 두더지 아주머니를 보호하려고 밭 가는 누렁이 소에게 게으름을 피워달라고 부탁하는 개구리, 종달새, 지렁이, 나비 친구들. 도둑들에게 물방울 다이아몬드를 뺏기느니 차라리 자선냄비에 넣어버리는 남편 쥐 등 작품마다 아이들이 재밌어 할 만한 에피소드와 따뜻한 마음이 담겼다.

읽으면서 이런 장면에서는 배우들이 어떤 식으로 연기를 할까 상상하게 되기도 한다. 이한영 작가는 경남아동문학상, 아동문예문학상, 한국동극문학상 등을 받았고, 마산문인협회 회장, 경남아동문학회 회장을 맡았었다.

철학과 현실사 펴냄, 257쪽, 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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