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도시재생지원센터 기획전 창동서
지역 작가 5명 작품과 사진·유품 모아

마산…. 두 글자에 가슴이 일렁이는 예술가들이 있다. 마산의 풍경과 정서를 자신만의 화법으로 그렸던 작가들.

'그리다, 마산'전이 창원시도시재생지원센터 창동24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창원시도시재생지원센터는 개관 기획전으로 지역작가와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전시 기획은 이은희 창동예술촌 아트디렉터가 맡았다.

전시장에는 작고한 최운(1921~1989), 현재호(1935~2004)의 유작과 지역에서 원로로 활동하는 박춘성 화백, 윤형근 작가, 정순옥 작가의 작품이 함께 내걸렸다.

▲ 고 최운 작 '게'

최운 작가는 '게'를 그렸다. 자신의 자화상이었던 게를 캔버스에 의인화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아주 어렸을 때 어머니와 형제를 잃었던 작가는 어린 시절 마산 바닷가에서 시간을 보내며 외로움을 달랬다. 작품 속 게를 작가라고 여겨보면, 생동감 있게 잘 살린 기교가 아니라 그의 고독이 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그의 대표작 '게' 연작과 '군게(4·19)', '어(魚)'를 볼 수 있다.

유년시절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작품을 보고 감명을 받아 그림을 시작한 현재호 작가.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마산을 제2고향으로 삼고 노년을 보냈다. 작가는 특유의 선과 붓터치로 어시장 등 풍경뿐만 아니라 인물을 많이 그렸다. 큰 손과 발은 누구라도 보듬어줄 수 있을 듯 서민의 삶을 따듯하게 그렸다. 전시장 한편에 놓인 그의 모자는 '영원한 보헤미안'이라 불리며 창동·오동동에서 예인들과 함께 어울렸던 그날을 그립게 한다.

▲ 고 현재호 작가의 목판화

1세대 작가들의 그림과 박춘성 화백의 그림이 자연스레 연결된다. 아주 향토색이 짙은 그림을 그리는 박 화백은 올해 팔순을 맞았다. 팔순 기념전을 위해 공개한 '어시장3' 등 신작에도 그의 어머니이자 아내, 오누이인 여인의 모습이 가득하다. 작가는 마산의 옛 풍경을 바탕으로 휴머니즘을 추구한다.

▲ 박춘성 작 '어시장3'

바다의 풍경을 수채화로 표현하는 윤형근 작가 작품에서도 마산의 아름다움이 아주 돋보인다. 작가는 대학시절부터 줄곧 그렸던 추상회화의 연장선 '카오스', '우주' 연작을 멈추고 최근 수채화를 시작했다. 누구보다 자연의 빛과 색을 탐구하며 우주의 진리를 좇고 있다. 눈이 부신 마산만 일출과 노을을 바라보노라면 '마산'이라는 단어가 더 일렁인다.

▲ 윤형근 작 '마산만 일출'

정순옥 작가의 작품은 참 수다스럽다. 그녀가 아침마다 가는 동네 목욕탕과 예인이라면 꼭 갔을 술과 음악이 있었던 통술집 성미를 그리며 우리를 보여준다. 또 물고기를 그린 작품 '소풍'도 마산만을 여행하는 듯하다. 고 현재호 작가와 작업실을 함께 쓰며 가르침을 받았다는 정 작가는 자신만의 감성과 시적 영감을 캔버스에 그리고 있다.

▲ 정순옥 작 '고향의 노래' 일부

이번 전시를 준비한 이은희 아트디렉터는 "마산이라는 이름 안에 담긴 아련한 정서와 정체성을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드러냈던 예술가를 만나는 시간이다. 이는 개별 작품을 넘어 지역미술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30일까지. 문의 055-247-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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