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경남도는 2019년 예산안을 올해보다 13.2%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인 8조 2415억 원으로 편성하였고, 경남교육청 역시 8.9% 늘린 5조 4241억 원의 예산안을 편성하여 경남도의회에 제출했다.

도와 도교육청이 예산안을 대폭 증액한 이유는 매우 분명하다. 교육청은 전체 교육 사업비의 59.4%인 6126억 원 중에서 가장 많은 액수가 고등학교를 포함한 전 학교 무상급식 식품비나 유치원·어린이집의 누리과정 지원금과 같은 교육복지 예산을 증액하였기 때문이다.

유아 및 청소년 복지 분야의 예산 증액은 고령화와 저출산이라는 사회문제를 근본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의 하나라는 점에서 예산집행의 시의성과 급박성을 이미 담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교육청 예산의 증액이 재정건전성을 해치는 행위라고 보기는 곤란하다.

하지만 경남도의 예산증액을 두고선 상전벽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큰 변화를 내포하고 있다. 경남도는 홍준표 지사 시절 '채무 제로'라는 재정운용 방식과는 질적으로 판이한 예산안을 편성하였기 때문이다.

불황이라는 시장상황에서 가정 살림살이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소비를 줄이는 게 미덕일 수 있다. 그러나 공적 재정의 긴축정책은 불황과 투자 빈곤을 겹쳐지게 만들면서 궁극적으론 경제의 활력마저 앗아가는 최악의 정책으로 전락하곤 한다.

시중경기가 나쁠 때는 민간 부문 경기부양을 위한 공적 재정의 공격적 투자가 있어야 경기회복의 계기점이라도 만들 수 있다. 또한 경기부양정책을 오로지 토목·건설 분야에 한정해서 보는 건 지극히 근시안적인 평가이다. 물론 대형 토목사업이 지닌 경기부양의 편의성이 존재는 하지만 오히려 재정지원이 필요한 당사자들에게 집중하는 정책을 우선 시행하는 게 올바르다.

이전에 하지 않았던 정책을 실행하려면 지자체와 관료들은 먼저 지원 대상 선정부터 검증에 이르기까지 구태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해야 한다. 왜냐면, 새로운 길로 들어서려면 용기와 도전정신도 필요하지만 무에서 유를 빚는 창의적인 자세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제위기라는 상황에서 지푸라기라도 잡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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