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은 선수층 한계 극복
9일 중앙대와 4강 격돌

김해대 축구팀이 창단 2년 만에 새 역사를 썼다.

김해대는 4일 16강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배재대를 꺾고 '2018 U리그 왕중왕전' 8강에 안착했다.

U리그 왕중왕전은 지역별 11개의 권역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32개 대학에게만 참가 자격을 주는, 대학축구 한 해 농사 마지막이자 끝판왕 격인 대회다. 왕중왕전 16강·8강에 오른 팀 중 전문대는 김해대가 유일하다.

▲ 김해대가 2018 U리그 왕중왕전 8강에 올랐다. 오는 9일 중앙대와 4강전을 치룬다. /김해대

앞서 김해대는 올해 3월 23~10월 5일 열린 2018 U리그 11권역에서 3위(7승 4무 3패 승점 25점)에 오르며 왕중왕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경남·울산·부산 권역 11개팀이 속한 11권역에서는 김해대를 포함해 울산대, 부산동의대, 한국국제대, 부경대가 왕중왕전에 올랐다.

2일 열렸던 왕중왕전 32강에서 전남 초당대를 승부차기 끝에 꺾은 김해대는 16강 전에서도 '혈전'을 이어갔다. 16강 경기 선취점은 배재대가 뽑았다. 배재대는 전반 11분 최동욱이 얻은 페널티킥을 이재현이 성공하며 먼저 한 점 달아났다. 김해대도 마냥 물러서진 않았다. 김해대는 전반 20분 최종원이 페널티킥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후 경기 분위기는 배재대가 잡았다. 배재대는 활발한 측면 공격으로 김해대를 몰아붙였다. 위기의 순간 빛난 건 김해대 수문장 홍제만이다. 홍제만은 선방쇼를 펼치며 실점을 막았다.

후반도 배재대가 공격하고 김해대가 막는 양상으로 흘러갔다. 후반 32분 배재대는 골대까지 한 차례 강타하는 등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끝내 홍제만을 넘지 못했다.

90분 내 승부를 결정짓지 못한 양팀 승부는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승부차기에서도 홍제만은 가치를 뽐냈다. 홍제만은 배재대 6번째 키커 선수 공을 막고 나서 직접 키커로 나서 골까지 성공하며 팀에 8강행 티켓을 안겼다.

김해대의 이러한 선전은 창단 2년 만에 거둔 결과여서 더 눈길을 끈다. 지난해 창단한 김해대는 U리그에서 8위에 오르며 왕중왕전 진출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올해 54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 예선을 3전 전승으로 통과하고 32강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김해대는 U리그에서도 그 분위기를 이어갔다.

박현용 김해대 감독은 이 중심에 자신감과 의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박 감독은 "우리 팀에는 고교시절 상처를 받거나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선수가 많다. 그런 선수들에게 늘 '우리도 할 수 있다', '한 번 해 보자'는 이야기를 한다"며 "대학 3·4학년 선수들과 붙어야 하지만 '우린 잃을 게 없다. 운동장에서 그동안의 한을 다 풀어라'고 말한다. 작은 희망과 의지가 모여 좋은 결과로 이어진 듯하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이어 "선수들을 믿고 맡겨 준 학부모와 고교 지도자, 지원을 아끼지 않는 김해대도 우리 팀을 강팀으로 만든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김해대는 9일 중앙대와 4강 진출을 다툰다. 앞선 두 경기에서 모두 승부차기까지 간 터라 선수 체력 부담이 큰 상황. 다른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얇은 스쿼드도 걱정이나 박 감독은 우려보다는 희망을 말했다.

박 감독은 "요즘 선수들을 위해 처음으로 기도란 걸 해 보고 있다"며 "체력적 부담이 크지만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 이번 대회가 끝나고 '역시 김해대'라는 이야기가 들려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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