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나 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은 갈수록 높아지지만, 소방차의 현장 도착 소요 시간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 동안 소방차의 화재 현장 도착 소요 시간은 5분 이내가 전체 3039건 중 1823건으로 60%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61.4%보다 낮다. 나머지 40%에 이르는 5분 이상의 소요 시간을 줄이는 것이 과제다.

'골든타임'으로 불리는 소방차 현장 도착하는 시간은 7분인데 대부분 이 시간을 초과하는 경우는 대부분 화재 현장이 소방서와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창원시 마산로봇랜드에서 일어난 화재는 소방서에서 출동하는 데 25분이 걸렸다. 가장 가까운 마산소방서와의 거리가 먼 것이 문제였다. 소방청 통계를 보면, 올해 6월 말 전국에서 소방차 진입이 불가하거나 어려운 구간은 1356개이며, 구간의 총길이는 534㎞에 달했다.

소방차의 진입 불가·곤란 구간은 주거 지역이 가장 많았다. 이런 경우를 대비하여 비상소화장치를 설치하게 돼 있지만, 1356개 구간 중 비상소화장치가 설치된 곳은 715개로서 52.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상소화장치 설치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지역은 창원으로 31.6%에 그쳤다. 또 경남은 지난 10월 한 달 동안 인구 1만 명 당 화재 건수가 0.91로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화재 예방과 진압 등 모든 국면에서 도민들의 생활 환경이 두루 취약하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화재 예방의 부실함은 김해 원룸화재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도내 주민들은 재난 위험성을 일상적으로 안고 살아가는 형국이다.

소방차 도착 시간이 늦어지는 경우는 소방서와의 거리뿐만 아니라 도로 폭이 좁거나 이동 불가능한 장애물이 있는 것도 원인이다. 소방당국과 경남도는 화재 대비에서 사후 대응까지 빈틈없이 대처할 방안을 종합적으로 찾아야 한다. 주거환경 개선, 소방서 확충, 도로 개선, 비상소화장치 100% 설치, 소방차 진입을 막는 적치물 단속 등 모두 시급히 해야 할 일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