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정치권, 선호조사 비판 "시 주민정서 역사성 반영해야"

프로야구단 NC다이노스가 홈 구장으로 쓸 새 야구장 명칭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창원시가 내년 2월 준공하는 새 야구장 이름을 '창원NC파크', '창원NC필드', '창원NC스타디움' 등 3개로 압축해 오는 9일까지 시민 선호도 조사를 진행 중인데 따라서다.

공모 중인 명칭에는 야구장이 자리한 '마산'이 포함돼 있지 않다. 옛 마산지역 주민들은 그러나 야구장이 지닌 상징성, 역사성 등을 고려해 그 이름에 '마산'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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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부터 NC다이노스 홈구장으로 사용될 창원마산야구장(가칭) 건설현장.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79%까지 공정이 진행됐다. /창원시

정치권이 먼저 문제 제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창원 마산회원구·마산합포구 지역위원회는 6일 시청에서 공모 명칭에 '마산'을 포함하지 않은 시 행정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마산·창원·진해가 통합한 지 10년이 다 돼가지만 아직 화학적 결합까지 완전하게 이뤄졌다고 보기 어려워 지역갈등 불씨가 남아 있다"며 "새 야구장 명칭에 '마산'을 빼는 건 창원시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임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산 명칭을 빼는 건 '마산을 마산답게, 창원은 창원답게, 진해는 진해답게'라며 지역별 특성을 살린 발전전략을 세우겠다는 허성무 시장 방침과도 어긋난다"고 짚었다.

이에 창원시를 향해 "공모 내용을 다시 공지해 선정된 명칭에 반드시 '마산'이라는 지역명을 넣겠다고 선언할 것"을 요구했다.

창원시 누리집 '시민의 소리'에도 이와 같은 청원이 올라왔다. 시민 이 모 씨는 "창원시 행태는 마산야구 역사를 땅에 묻는 처사이자 마산지역 주민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이번 공모를 새로 진행해 야구장 명칭에 '마산'을 넣어 유구한 야구 역사와 전통을 잇고, 주민들 소외감과 허탈감을 해소해달라"고 청원했다.

마산에 사는 한 시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마산, 군산, 부산, 인천 등 일제로부터 '강제 개항' 당한 도시에는 야구가 발달했다"며 "이 점에서 야구를 일본풍이라고도 할 수도 있으나 100년 넘는 역사 속에 한국화해 자연스레 전통이 만들어졌다. 마산은 초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야구 인재 연계 육성 체계를 갖춘 도내 유일 도시인 만큼 새 야구장에 해당 지명을 꼭 넣어야 한다"고 그 역사적, 문화적 당위성을 설명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이 같은 목소리를 두고 "3개 명칭 안 외에도 '기타 의견'을 둬 지역 내 다양한 시민 의견을 제안받고 있다"며 "앞으로 새 야구장 명칭 결정 전에 시민 선호도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시민 대표, 의회 대표, NC 관계자, 야구팬, 관계 공무원으로 구성된 새 야구장 명칭 선정 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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