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 외부자문단 위촉 … 위원들 "적극·객관적으로"
대출금리 집단소송 이끈 시민단체 대표도 포함돼 눈길

은행들이 '경영에 고객 의견 반영'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금융권이 그동안 지적됐던 폐쇄적 경영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BNK경남은행(은행장 황윤철)은 5일 오전 본점에서 기업·소비자단체·학계·언론 관계자 등 7명으로 '금융소비자 권익 제고 자문단'을 구성하고 위촉식을 열었다.

자문위원으로 △김선오 금성볼트공업㈜ 대표이사 △박종관 ㈜우리데크 대표이사 △이윤기 마산YMCA 사무총장 △반혜영 창원YWCA 사무총장 △홍정효 경남대 경영학부 교수 △김효정 인제대 소비자가족학과 교수 △김해연 한국경제신문 차장이 참여했다.

'금융소비자 권익 제고 자문위원'은 앞으로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금융소비자 보호 동향' '권익침해 사례'를 공유하고, 개선 필요 사항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한 후 이를 경남은행에 전달한다.

▲ 경남은행이 5일 오전 본점에서 소비자단체·학계·언론계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금융소비자 권익제고 자문단' 위촉식을 열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경남은행

황윤철 은행장은 위촉식에 참석해 "그 어느 때보다 금융권익 보호가 중요한 시점이다. 앞으로 자문위원들께서 소비자 권익 관련 정책 방향뿐만 아니라 경남은행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부분까지 많은 의견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김선오 금성볼트공업㈜ 대표이사는 "고객 눈높이에서 꼭 필요한 의견들을 전달하겠다"고 말했고, 김효정 교수는 "객관적 시각에서 자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자문단에 소비자 단체 참여는 주목할 만하다. 특히 이윤기 마산YMCA 사무총장은 앞서 '경남은행 대출금리 과다산출' 문제 때 집단 소송을 주도적으로 추진한 바 있다. 이 소송은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 이 총장은 "실질적인 소비자 권익 향상에 도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앞으로 자문위원 회의 때 '대출금리 과다산출 관련 집단 소송' 부분도 다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9월 BNK부산은행도 학계·시민단체 관계자, 고객 등 10명으로 구성된 '소비자보호 정책 자문단'을 꾸린 바 있다. 당시 이러한 외부 자문 기구는 은행권 최초였다.

최근 시중은행들도 비슷한 기구를 만들거나 제도를 도입, '경영에 고객 목소리 반영'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손님불편제거위원회'를 구성해 고객 불만 사항 개선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노령층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KB골든라이프 고객자문단'을 구성했다. 이 밖에 NH농협은행은 '패널제도', 신한은행은 '신한 파이오니어'를 도입해 외부 의견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같은 분위기는 '채용 비리' '대출금리 과다산출' 등 은행권 일련의 물의에 따른 자구책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이전까지 내부 빗장을 걸어 잠그고 '그들만의 경영'을 이어온 것과 비교된다.

이러한 변화가 내실 있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은행권이 시험대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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