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구산면 마산로봇랜드 화재 현장 25분 만에 도착
경남·창원소방본부 '7분 내'도착률 각 60.5·66.5% 그쳐

경남지역 도시 외곽과 농촌지역에 불이 났을 때 소방차 도착 '골든타임'을 놓쳐 피해가 커질 우려가 크다. 특히 도심에도 소방차 출동로가 확보돼 있지 않은 곳도 있다.

지난 4일 오전 9시 35분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마산로봇랜드 건설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불은 신고 접수 50여 분이 지난 10시 24분에서야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완전히 꺼졌다. 재산 피해 규모(소방서 추산 900만 원)가 적고 인명 피해가 없어 다행이었지만 진화 시간이 오래걸렸다.

불을 끄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 이유는 소방서와 화재 발생 지점 간 거리였다. 도심에 있는 소방서가 불이 난 외곽까지 이동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기 때문이다. 마산소방서 관계자는 "신고를 받고 즉시 출동했지만 화재 발생 장소가 18㎞나 떨어져 있어 진화 시간이 늦었다"고 설명했다.

마산합포구 신포동 2부두에 있는 마산소방서는 이날 오전 9시 35분 화재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해 18㎞ 떨어진 마산로봇랜드 건설현장에 25분이 지난 오전 10시 도착했다. 골든타임 '7분'보다 세 배 더 걸린 셈이다. 골든타임은 신고자가 신고한 시각으로부터 소방대원이 현장에 도착해 인명 구조와 초기 화재 진압에 필요한 '7분'을 적용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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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방훈련대회 /경남도민일보 DB

올해(9월 31일 기준) 경남소방본부에서 접수한 화재 신고 2084건 중 7분 내 도착 건수는 1260건이다. 골든타임 내 도착률이 60.5%에 그친 것이다. 지난 2016년 골든타임 내 도착율은 64.9%(3139건 중 2038건), 2017년 67.8%(3309건 중 2228건)로 집계됐다.

창원소방본부 골든타임 내 도착률은 2016년 66.3%(617건 중 409건), 2017년 64.8%(611건 중 396건), 올해 66.5%(433건 중 288건)이었다.

골든타임을 넘긴 사례는 소방관서(센터·지역대)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화재들이다. 대부분 면적이 넓은 군지역 외곽이다.

창원지역은 의창구 동읍, 대산·북면, 마산회원구 내서읍 호계리, 마산합포구 진전·진북·구산면 등 도심 외곽에 있는 지역에 출동시간이 많이 걸렸다.

소방차 진입로가 확보돼 있지 않은 곳도 문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재정(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소방차 진입불가 및 곤란구간 현황'을 받아 분석한 자료를 보면 경남지역에는 11월 5일 현재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하거나 진입하기 곤란한 지역이 22곳이다. 특히 창원에 19곳이 몰려 있다.

22곳 중 주거지역 19곳, 상업지역 2곳, 농어촌·산간·도서지역 1곳 등이다. 총 구간 길이만 7㎞여에 달한다. 소방차 진입곤란지역은 폭 3m 이상 도로 중 장애물로 소방차가 진입하기 곤란한 구간이 100m 이상인 지역이거나 상습 주차 차량 등 장애물 때문에 상시 소방차 진입 및 활동하기가 어려운 장소다. 소방차 진입불가지역은 폭 2m 이하 도로 또는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한 구간이 100m 이상인 곳이다.

이들 소방차 진입곤란·불가지역에는 소방 호스 등 소방용수시설에 연결해 소방차를 대신할 비상소화장치를 설치해야 하지만 설치율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원지역 19곳 중 6곳만 비상소화장치가 설치(31.6%)돼 있어 설치율이 전국에서 최하위권이었다.

창원소방본부 관계자는 "비상소화장치는 소방관서와 거리가 있는 지역과 도서산간에 우선 설치하기에 소방차 진입곤란지역 중 소방관서와 가까운 위치에 있는 지역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난다"며 "소방차 진입곤란지역은 소방관서 차원에서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지역으로 화재 초기에 효과가 큰 비상소화장치를 진입곤란지역부터 우선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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