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팝스 오케스트라' 공연장에서 만난 사람들
지휘자 해설·곡 구성 다양…관객 만족도 높아

좋은 공연에 목 말랐던 밀양시민에게 만족감을 선사했다.

지난 2일 오후 7시 30분 밀양아리랑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한 '밀양 팝스 오케스트라' 공연이 열렸다.

주제는 '가을에 떠나는 오케스트라 여행'. 춤곡 위주로 편성해 앉은 자리에서 여행의 설렘을 만끽했다. 공연 시작 전 대공연장 입구 앞에 관객이 들어찼다. 가족 단위부터 혼자 공연장을 찾은 사람까지 다양했다.

▲ 밀양 팝스 오케스트라 공연이 지난 2일 오후 7시 30분 밀양아리랑센터 대공연장에서 열렸다. '가을에 떠나는 오케스트라 여행'이라는 주제로 열린 공연을 찾은 시민들은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이창희(62·밀양) 씨는 클래식 애호가를 자처했다. 3년 전 김해에서 밀양으로 보금자리를 옮긴 이 씨는 평소 좋은 공연에 갈증을 느꼈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은데 밀양에서는 괜찮은 공연을 보기가 어렵다. 좋은 공연이 있으면 전국 어디든 찾아보곤 한다. 시보를 읽다 이번 공연 소식을 보고 현장을 곧바로 찾았다. 나름 클래식 공연 수요가 있으니 자주 치러서 지역 품격을 높여야 한다. 돈을 내더라도 보겠다."

아내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박근쌍(65·밀양) 씨는 부산에서 살다 밀양으로 이주했다. 평소 문화 공간을 자주 찾아 공연이나 전시를 관람한다고 말했다. 원래 살던 부산까지 가서 공연을 즐기는 터라 이번 밀양 공연이 반갑다고 전했다.

박미순(51·밀양) 씨는 평소 클래식을 즐기지는 않지만 딸 손을 잡고 함께 공연을 보러 왔다. 무료 공연이라 문턱을 낮춘 것이 유효했다고 말했다. "밀양에 좋은 공연이 많지 않다"는 말로 목마름을 표현했다.

관객들은 입을 모아 지역에 볼만한 공연이 적다고 말했다. 밀양아리랑아트센터에서 치르는 공연이 여럿이지만, 그보다 수요가 많다는 의미로 읽혔다. 90년대 생부터 40년대 생까지 관객 연령대도 다양해 이들을 한데 만족하게 할 공연이 절실한 인상이었다.

이날 공연은 한 번쯤은 들었을 곡으로 구성했다. 영화나 광고에 쓰인 곡으로 채워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부산메트로폴리탄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흡인력 있는 연주와 더불어 지휘를 맡은 지휘자 김영수의 친절한 해석이 집중도를 높였다.

▲ 재즈 밴드 레인메이커도 출연해 다양한 연주를 선물했다. /박일호 기자 iris15@

곡을 연주하기 전에 이 곡이 어떤 영화나 광고에 쓰였는지 설명하거나 곡 배경에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곡 이미지를 제시했고, 관객이 연주를 더욱 풍성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관객은 목소리를 더한 테너 조윤환과 재즈 연주를 선보인 밴드 레인메이커 공연에 큰 박수로 화답했다. 더욱이 재즈 공연 때 각 악기 단독 연주가 나오면 열성적인 호응으로 연주자를 치켜세웠다.

관객은 모든 연주가 끝났을 때도 객석을 뜨지 않고 재청곡을 요구했다. 오케스트라는 '굳세어라 금순아' '낭랑 18세' '감격시대'를 연주했고, 관객은 큰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평소 고전 음악을 즐겨 듣는다는 박예림(15) 양은 "쇼스타코비치 '재즈 모음곡 2번 중 왈츠' 곡 연주가 특히 마음에 들었다"며 "만약 다음에 또 공연을 한다면 그때도 찾을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바이올린 연주를 시작한 9살 딸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정주예(37) 씨는 "파격적이고 참신한 공연이었다"며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밀양에서 치르는 공연이 다소 아쉬웠었는데 이번 공연은 크게 만족했다. 자주 찾아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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