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의 일방적인 선수 수급 중단 통보로 위기에 빠진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이하 '아산')을 살리기 위해 축구인들이 나섰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허정무 부총재와 대한축구협회 홍명보 전무를 비롯한 임직원, 축구 원로들로 구성된 OB축구회 회원, 김병지, 송종국, 현영민 등 전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 아산 코칭스태프와 유소년 선수들, 현직 유소년 지도자 등 300여 명의 축구인은 지난 2일 청와대 인근 효자로에서 '아산축구단 존속을 위한 축구인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번 결의대회에서 축구인들은 한목소리로 "경찰청이 아산축구단의 선수 수급을 2년간 지속해 아산에 소속된 14명 선수와 산하 유소년 선수들의 불안을 최소화해달라"고 요구했다.

오전 11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아산 박동혁 감독은 "경찰청의 이번 결정은 2017년 아산 창단 당시 경찰대학, 아산시, 프로축구연맹 3자가 체결한 협약에 따른 상호 협의 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했다"며 "이번 결정으로 아산이 해체되면 산하 유소년 클럽의 연쇄 해체 사태가 우려된다. 축구 꿈나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호소했다.

전 국가대표 선수 김병지 해설위원은 "2년간 유예기간을 부여해서 시민구단으로 거듭날 기회를 주면 경찰과 한국 축구 모두에게 득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산 산하 U18팀 주장 국민석은 "유소년 선수들은 갈 곳이 없어진다. 축구에 대한 열정을 유지할 기회를 주셨으면 한다"고 발언했다.

의경으로 입대한 프로축구 선수들로 구성된 아산은 지난달 27일 K리그2 34라운드에서 서울이랜드에 승리를 거두며 2018시즌 K리그2 우승을 확정했다. 그러나 앞선 9월경 경찰청은 아산과 프로축구연맹에 "앞으로 아산의 선수를 충원하지 않겠다"고 통보를 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아산은 K리그2에서 우승을 거두고도 향후 존속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K리그2에서 우승하면 다음 해 K리그1으로 자동승격하지만, 아산은 내년에 선수 14명만 남아 K리그 참가 자격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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