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삼킨 진해…삶터를 뺏긴 사람들

진해 극단 고도의 연극 <중평한들>(유철 작, 차영우 연출)이 3일부터 18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7시 30분과 일요일 오후 4시 창원시 진해구 이동 소극장 판 무대에 오른다.

연극은 2016년 <흑백로망>이란 작품으로 시작한 극단 고도의 진해 근현대사 연작 중 하나다. <흑백로망>은 진해 근대 건물 관련 이야기와 민간 설화 등을 소재로 '중평한들', '벚꽃', '천혜의 명당', '필승해군'과 같은 소제목으로 이뤄진 옴니버스식 연극이었다. 이번에 공연하는 연극은 이 중 '중평한들'을 소재로 만들었다.

중평한들은 현재 창원시 진해구 중앙동 중원로터리 일대의 옛 이름이다. 이름 그대로 중평 지역 큰 들이란 뜻이다. 원래는 웅천현 서면에 속한 넓고 기름진 벌판이었다. 일제는 1912년 이곳 주민들을 강제로 쫓아내고 나서 당시 1200살 정도 되었던 팽나무 당산나무를 중심으로 방사형 도시를 만들었다. 팽나무가 서 있던 곳이 현재 중원로터리다. 그리고 도시의 이름을 제압할 진(鎭), 바다 해(海), 진해로 바꾸었다.

▲ 진해 극단 고도가 3일 연극 <중평한들>을 무대에 올린다. 배우들이 <중평한들>을 연습하고 있다. /극단 고도

연극 <중평한들>은 이 같은 역사 사실을 토대로 땅을 빼앗겨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조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극단 고도 차영우 연출가는 "역사 속 이야기지만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만들어 우리들의 삶이 어떠한 가치를 가질 수 있는가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관람료는 무료다. 초등학생 이상 선착순 입장이다. 문의 극단 고도(055-545-5260, 010-7460-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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