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원정 '2위 탈환'기회…미드필더진 약화 험로 예고

피 말리는 접전이 계속되고 있다. 리그 2위로 스플릿 라운드에 돌입했던 경남FC는 울산현대와 '단두대 매치'에서 0-1로 패하면서 2위 자리를 울산에 헌납했다.

아직 4경기가 남아있어 2위 수성 실패에 낙담하기는 이르다. 이번 시즌 1승 1무 1패로 호각세를 보인 제주유나이티드전 승리가 절실하다.

외부 요인은 경남에 조금은 유리한 쪽으로 조성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울산은 수원삼성과 FA컵 대회 준결승전에서 승리하면서 결승에 진출했다. 울산이 FA컵 대회 우승을 차지한다면 경남이 리그 3위를 하더라도 ACL 본선 진출이 확정된다. 현재 4위인 수원이 승점 49로 남은 4경기에서 경남(승점 58)이 엄청난 실수를 연발하지 않는 한 승점 9점 차가 뒤집히고 4위로 밀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 3위는 확정적이다.

하지만 경남이 3위에 안도할 수는 없다. 울산이 FA컵 결승에서 맞부닥칠 대구FC에 상대 전적에서 앞선다고는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경남을 연고로 하는 프로 구단 중에서 NC다이노스와 LG세이커스가 모두 리그 준우승을 경험했는데 경남만 리그(FA컵 제외) 준우승 기록이 없다.

이번 주말 제주를 반드시 잡아야 하는 이유다.

경남은 3일 제주월드컵구장으로 35라운드 원정 경기를 떠난다.

경남은 제주 상대로 비교적 강세를 보여왔다. 통산 10승 12무 9패로 경남이 우위를 보였다. 올 시즌은 세 차례 맞붙어 1승 1무 1패로 호각세다.

하지만 양팀 분위기는 판이하다. 경남은 최근 리그 원정 경기에서 5연속 무승으로 주춤하는 사이 제주는 15경기 무승 후 4연승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다. 특히 최근 상대 전적에서 경남이 3승 3패로 호각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7일 홈 경기에서 1패를 당하면서 기세가 꺾였다.

다행인 점은 7골 2도움으로 제주에서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를 확보한 마그노가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다. 7골 1도움 찌아구를 잘 막는다면 큰 어려움은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경남에도 비상이 걸린 게, 중원 사령관 최영준 역시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다. '말컹 없이는 이겨도 최영준 없이는 이기지 못한다'는 경남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더구나 미드필드에서 최영준을 대신해 줄 수 있는 하성민마저 건강상 이유로 출전하지 못한다.

지난 울산전에서 파울링요·김준범·쿠니모토·네게바로 미드필더진을 꾸렸지만 파괴력은 많이 떨어졌다.

더구나 지난달 28일 울산전에서 중앙수비수 박지수가 무릎 부상으로 교체돼 제주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울산전에서 상처를 입은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누적된 피로로 무릎 연골 쪽 염증이 주변 조직으로 퍼져 시즌이 끝나면 수술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전에 못 나올 가능성이 크다.

울산전에서 하프타임에 박지수가 빠지면서 측면 수비수 우주성이 중앙수비로 옮기고 최재수가 측면 수비를 맡으면서 준비한 수비 전술이 흔들려 어려움을 겪었다.

아직 제주 상대로 득점이 없는 말컹이 현재 26골인 득점을 늘려나갈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최근 말컹은 중국 이적설이 불거지면서 흔들릴 수 있었지만 스스로가 "주변에서 시끄럽게 하는 데 대해 신경 안 쓴다. 지금은 기록을 깨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해 멘털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데얀이 기록한 리그 32골 최다 득점왕 기록을 갈아치우고 싶어 하는 말컹의 활약이 기대된다.

문제는 경남이나 말컹이 3백을 쓰는 팀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말컹이 올 시즌 전북현대, 수원, 제주를 상대로 득점 기록이 없는데 전북은 워낙 수비력이 강한 팀이니 제쳐두고라도, 수원과 제주는 3백을 주 전술로 쓰는 팀이다. 말컹이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상대 중원자원이 라인을 올리니 말컹에게로 향하는 크로스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말컹 활용 전술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미드필드와 중앙수비에서 전력 차질이 있지만 경남은 제주를 상대로 반드시 승점 3을 챙겨야 다시 2위 탈환을 노릴 수 있다. 다행히 울산은 4일 전북현대를 상대로 경기를 치른다. 상대 전적에서는 전북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 경남과 제주 대결은 3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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