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복지회관 점심 식사 자리에서의 일입니다. 교육계 퇴임 인사들로 보이는 70대 노인 ⓐ·ⓑ 사이에 이런 대화가 오갔습니다. ⓐ"우리집 아들·며느리가 날더러 자전거 탈 때 안전모 쓰는 버릇 안 들인다고 성화를 대는데 짜증이 날 지경이라네." ⓑ"자전거 안전모 의무화? 그거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하다가 말 웃기는 탁상행정이야. 전국 '양심이 자전거' 곡소리 난 일 잘 알지? 자전거의 '自'와 '코'가 어떤 관계인지도 모르는 주제들이…"

귀가하는 즉시 의문이던 '自'와 '코'의 관계를 자전(字典)을 통해 깨쳤습니다. '自'는 상형적으로 '코'를 본뜬 글자인 '鼻(비)'의 본자라는 것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노인의 의중은 이러하였지 싶습니다. "자전거의 <自> 그 '스스로'가 안전모 의무화라는 제동을 만났으니 <코>가 세다, <콧>방귀를 뀌다 같은 아이러니 저항을 만난 것 아니냐" 쪽이었을 것입니다.

전의홍.jpg

씽씽 달리는 자전거의

바퀴들이 저절로 구르듯

발상은 왜 자전 못하나

왜 탁상 콧대만 높은가

관행적

용두사미 전철은

아니 밟는 게 참 행정.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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