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번뇌에서 벗어나 홀가분해지는 법
명상 통해 몸과 마음의 편안 되찾길 추천

가을이 되면 활엽수의 향연이 펼쳐진다. 적색, 황색, 갈색의 조화로움이 온 산에 자리한다. 이 가을이 산 정상부에 오래 머무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산에서 걸어 내려온다. 산허리쯤에서 단풍 빛을 발할 때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산길을 걸을 때는 그 묘미가 더해진다.

이러한 색색의 조화로움이 오래가는 것은 아니다. 한때의 아름다움이었으나 한때의 내려놓음이다. 나무 둥치 근처에 자리 잡은 낙엽들을 볼 때 더 실감하게 된다. 찬찬히 낙엽을 감상하다 보면 방하착(放下着)이 떠올려진다.

불교 선종에서 화두로 삼는 용어이기도 한 방하착은 내려놓음이다. 비움에서 알참을 알게 한다. 욕망과 집착에서 벗어나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번뇌, 갈등 등을 홀가분하게 벗어 던지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러나 방하착이 되지 않는다면 착득거(着得去)가 된다는 것이다. 버렸다고 했으나 버리지 못하면 그대로 지고 가라는 뜻이다.

중국 당나라 때 엄양존자가 선승(禪僧) 조주선사를 친견한 자리에서 가르침을 청했다.

엄양존자가 "하나의 물건도 가져오지 않았을 때는 어찌합니까?" 하고 여쭈었다.

조주선사는 "방하착(放下着) 하라"고 답했다. 이에 엄양존자가 다시 의문을 던졌다. "한 물건도 갖고 오지 않았는데 무엇을 방하 하라는 말씀이신지요?" 하고 여쭈었다. 조주선사는 바로 "착득거(着得去) 하시게"라고 말했다.

이 같은 간단한 선문답은 현실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내려놓았다', '관심 없다'고 말을 하면서도 쉽게 되지 않는다. 애착, 탐착, 원착도 마찬가지다. 집착을 내려놓지 못했으면 죽어서도 가져가는 수밖에 없다.

역설적일지 몰라도 불쾌감, 억울함, 원망을 지고 가게 되어 있다. 방하착이 잘되지 않을 때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에서 감정의 변화가 일어난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다. 방하착을 하게 하는 한 방법이 명상이다.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이나 의료계, 교육계에서 명상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김완석 아주대 교수는 플라톤 아카데미에서 명상에 대해 초월적이거나 신비로운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특별한 사람, 특별한 곳, 특별한 자세로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아무 때나 어디서든지 움직이면서 어렵지 않게 하는 것임을 주지시켰다.

이 가을에 집중 명상, 통찰 명상, 자비 명상에 바탕해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이 순간을 알아차리다 보면 가을이 주는 메시지가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임을 알게 된다.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나를 되돌아보게 하고 나의 근본 본성을 찾게 해 준다. 알아차림의 진정한 의미를 전달받는다. 내면 정화와 에너지 증폭을 경험하게 한다.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게 된다. 그러면 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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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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