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 장평지구 공유수면 환경영향평가 설명회 열어
"황금어장에 웬말""굴 사업자만 좋은 일"반대 쏟아져

"굴 껍데기를 파쇄해 남해 EEZ(배타적경제수역) 모래채취장에 처리한다면 바다 생태계도 살리고, 어장도 풍부해진다. 시가 굳이 이를 용남면 인근 공유수면에 매립하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주민)

"EEZ 골재채취장 활용안 좋은 방법이다. 우리도 관계기관에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인 대안이라 현재로선 매립이 불가피하다. 매립하되 환경피해가 적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공무원)

전국 굴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통영에서 굴 껍데기 처리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통영시가 공유수면 매립을 추진하려고 주민설명회를 열자 해당 지역 주민들이 우려와 함께 반대 목소리를 냈다.

용남면 장평지구 공유수면 매립과 관련한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에 관한 주민설명회가 지난달 31일 오전 용남면주민센터 2층 강당에서 열렸다.

▲ 통영시가 지난달 31일 용남면주민센터에서 용남면 장평지구 공유수면 매립을 위한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에 관한 주민설명회를 열고 있다. /하청일 기자

시는 용남면 동달리 919-85 전면 해상 17만 2176㎡를 매립해 굴패각 전용 처리시설지를 확보함으로써 연안 환경회복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자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현재 굴 패각은 전국적으로 연간 23만∼25만t 발생하고 있는데, 지난 2014년 기준으로 통영에서 발생하는 굴 패각이 15만t에 이른다. 이 중 폐화석 비료로 10만 5000t, 굴 채묘용으로 1만t 등 11만 5000t(76.7%)을 처리하고 나머지 3만 5000t은 매년 처리하지 못한 채 야적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미생물이 번식해 악취와 침출수를 유발하고, 이물질 부패로 해충발생 원인이 되며, 연안어장 오염과 자연경관 훼손, 위탁처리비용 증가로 불법 매립과 무단 투기가 발생해 이를 막고자 공유수면을 매립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주민설명회 자리에서 주민들은 매립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시의 답변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시가 나름대로 노력했다고 하지만 대책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용남면 인근만 해도 저습지 많다. 굳이 황금어장에 굴패각을 매립하겠다고 하니 마음 아프다. 마을에도 도로변 옆에 부지가 있다. 이런 곳을 우선해 행정절차를 안 밟고, 좋은 자리부터 선정해 진행한다고 하니 답답하다."

통영시 바다매립 계획이 행정력과 예산낭비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중앙연안심의에서 전국적으로 매년 5% 정도 매립이 통과되는데, 통영시 계획이 통과 안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우리가 5% 안에 들 수도 있고, 탈락할 수도 있다. 시로서는 안 될 것이니까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은 올바른 자세 아니다. 지금까지 굴 패각으로 건축자재나 보도블록 등 여러 제품이 개발됐지만 기존 제품에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상품화 안 된다. 현재로선 가장 합리적인 게 매립"이라고 주민의 이해를 구했다.

굴 사업 종사자들을 위한 바다매립으로 일반 주민과 어민이 피해를 봐야 하는 것에 대해 울분도 터져 나왔다.

"왜 하필 용남면인가? 매립하면 어민 피해 크다. 매월 다르고, 계절 따라 다르다. 매년 서식하는 동식물 다르다. 환경현황 조사에서 별다른 피해 없다고 하는데 제대로 조사 안 했다. 가장 먼저 주민에게 물어보고 어떤 게 생산되는지 확인해 피해보상이나 개선할 방법은 생각하지 않고 굴사업자만 먹여 살리겠다는 것"이라며 "그들이 돈 벌어들이고 나온 폐기물이니 그들에게 처리하는 게 맞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시는 "오늘은 초안을 설명하는 자리로 주민 의견을 본안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굴 패각 처리가 오랜 골칫거리여서 사업이 진행되면 갈등도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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