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춤연구소 작품 <해원> 3일 오후 동성동 현장아트홀

진주 풍류춤연구소가 진주보도연맹 사건을 주제로 만든 창작탈춤 <해원>(김인경 작, 고능석 연출)이 3일 오후 3시, 7시 진주시 동성동 현장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풍류춤연구소는 2001년 창립한 진주 지역 전문예술단체다. 전승 탈춤을 기반으로 창작탈춤을 만들어 공연을 하는데 지금까지 <운수좋은날>, <까마귀>, <하얀강> 등의 작품이 있다.

<해원>은 한국전쟁 당시 집단 학살된 진주 지역민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학살 피해자 자녀가 돌아가신 부모의 한을 풀어드린다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70대로 접어든 주인공 복남의 꿈에 어머니가 나타나 저승에서 아버지를 못 만나고 있으니 아버지를 위해 씻김굿을 해달라고 한다. 복남은 이 굿을 통해 아버지가 겪은 비극적인 학살 사건을 보고, 한을 풀어드린 후 어머니께 보내 드린다.

<해원>은 70여 년 전 벌어진 비극을 춤과 노래와 음악이 담긴 공연으로 생생하게 풀어냈다. 마당극 배우이자 극작가인 김인경 작가가 극본을 쓰고, 진주 극단 현장 고능석 대표가 연출을 맡았다. 또 무형문화재 제27호로 진주오광대 탈을 만드는 황병권 씨가 공연에 쓸 탈을 만들었다.

풍류춤연구소 강동옥 대표는 "10여 년 전부터 한국전쟁 전후 진주민간인 피학살자 유족회의 위령행사를 준비하고 유가족들과 함께하면서, 그분들의 절절한 아픔을 봤다"며 "이 불행한 사건을 작품으로 만들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이렇게 공연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주인공 복남 역을 맡은 윤정원 배우는 "나치가 유대인을 학살한 것은 잘 알아도 정작 우리 이웃이 수천 명 학살당한 사건, 전국적으로는 20만 명 이상까지 추정되는 분들이 무참히 돌아가신 사건에는 관심이 부족했다"며 "이번 공연으로 진주보도연맹사건을 알리고 유족과 피해자 분들에게 작은 위로라도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입장료는 1만 원. 예약 없이 선착순으로 입장한다. 공연 문의는 풍류춤연구소(055-746-6888)로 하면 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