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문학가 발자취 더듬고
세계 각국 문화다양성 체험
국내외서 전통문화도 배워
초교방송부 신입 면접 눈길
스마트폰 생활사진 전시도

오색물감을 칠한 듯한 가을 학교 밖은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추게 했습니다. 국화꽃 향기에 코스모스가 흔들리는 날, 학생들은 이런 학교 밖 풍경을 쳐다볼 여유를 잠시라도 누렸을까요? 수확의 계절인 이 가을에 학생들은 학교에서 어떤 활동으로 성취감을 느꼈을까요? 학생들의 알록달록한 10월의 일상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진주고 문학기행'알!쓸!문!잡!'

10월의 어느 멋진 토요일(20일), 진주고등학교 문학 동아리 '국정원'·도서부 HUB·교지편집부 학생 37명은 문학 기행을 떠났다. 이름하여 알!쓸!문!잡!(알아두면 쓸데있는 문학여행 잡학사전). 경남 출신 문학가 발자취를 찾아 사천과 하동 일대의 박경리 문학관과 최 참판댁, 박재삼문학관, 이병주문학관 등을 찾았다. 이번 문학 기행은 독서와 관련된 경험을 직접 체득함으로써 독서에 대한 흥미와 의욕을 높이고, 문학관 방문을 통해 작가에 대한 지식과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추진됐다. 느낀 점을 글쓰기로 녹여내 만족스러운 작품을 만드는 것도 문학 기행의 목적이다.

'박재삼의 시 탁본 체험하고, 박재삼 동상에서 모둠원 전체 사진찍기', '박경리 동상에서 특별한 동작으로 사진 찍기', '들려주는 노래를 모둠원이 돌림노래를 하되, 특정단어는 거꾸로 말하기', '이병주 문학비 앞에서 태극기를 그려서 들고 사진 찍기', '화개장터 4행시' 등 작가별 문학관에서 미션 활동이 재미를 더했다.

▲ 진주고 문학기행 '알!쓸!문!잡!'.

"7명의 작가와 관련된 활동지를 우리끼리 만들고, 이동할 때마다 학생 사회자를 뽑아 모둠별 문학작품을 퀴즈로 풀고, 미션 활동을 통해 적극적으로 문학을 즐길 수 있었어요. 문학의 즐거움을 몸소 겪는 것은 각자의 몫이지만, 스스로 준비하고 문학이 생각보다 가까이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요."

◇김해 수남고 다문화행사 '다이존'

김해 수남고등학교는 지난 9월 다문화교육 프로그램 기획팀을 모집했다. 학생들 스스로 문화 다양성을 체험할 기회를 얻음으로써 다문화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취지다.

지난달 26일 '多품go'(다품고) 팀은 점심때를 이용해 다문화 행사를 열었다. '수남 다이존'(다문화 이해하고 존중해요!) 이름을 붙인 프로그램은 큰 호응을 얻었다. 다품고 팀은 학교 북카페와 일본어·중국어 교과교실 일대에서 세계 여러 나라 국기 핸드 페인팅, 다문화 어울림 트리 만들기, 다문화 의상 우드아트 체험, 다문화 의상 체험·사진촬영 등 여러 활동을 진행했다.

"다문화 행사를 기획하는 활동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넓어져 다문화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어요. 다문화가정 또한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인식을 하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존중하는 환경이 되면 좋겠어요."

◇창원 마산중 사진전 '찰나의 시간'

창원 마산중학교 사진동아리 '등불포토그래퍼'는 10월 25일부터 31일까지 창동예술촌 갤러리 ET에서 사진전을 열었다. 교육복지 우선지원사업 학교인 마산중은 문화소외지역에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자 여러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그중 예술분야 활동을 운영하는 사진동아리 '등불포토그래퍼'는 2017년에 창설된 동아리이다.

등불포토그래퍼는 고가의 카메라가 아닌 학생들의 스마트폰으로 사진예술을 배우며, 주변의 소소한 멋을 담은 작품들을 전시한다. 누구나 보아도 탄성을 자아내는 풍경이 아닌 주변의 흔한 환경들과, 평범한 생활 속에서 무심코 지나쳤을지도 모르는 찰나의 순간을 살펴보자는 의미로 이번 사진전의 제목을 '찰나의 시간'으로 지었다.

등불포토그래퍼의 사진전은 6일부터 한 달간 경남도교육청 본관 2층에서 2차 전시회를 한다. "내가 직접 작업한 사진들을 전문 갤러리에서 전시하니 뿌듯하고 마치 전문 사진작가가 된 기분이에요."

▲ 창원 마산중 '찰나의 시간' 사진전 포스터.

◇창원 신월중 키르기스스탄 방문

지난 6월 고려인 후손 등 키르기스스탄 학생 5명이 창원 신월중학교를 방문해 홈스테이·수업 참여를 통해 한국 문화를 체험했다. 이번에는 신월중 학생 5명이 15일부터 20일까지 키르기스스탄 수도인 비슈케크를 방문했다. 신월중은 '2018 실크로드 희망나눔 프로젝트' 주관 학교다. 신월중 학생들은 비슈케크 학교 수업에 참여하고 현지 전통악기·유목민 체험, 역사박물관·키르기스국립대 한국센터 탐방 등 활동을 했다.

"키르기스스탄 문화 체험을 통해 세계 속 미래 리더로서의 꿈을 그릴 수 있어 참 좋았어요. 인류를 위한 봉사 활동에 대한 고민도 생겼는데요, 앞으로 기회가 되면 다시 찾고 싶은 나라예요."

▲ 키르기스스탄 학생들과 함께한 창원 신월중 학생들.

◇진주 망경초교 방송부원 모집하다

"방송 부원이 되면 어떤 활동을 하고 싶습니까?"

진주 망경초 6학년 방송부 학생들이 2019학년도 방송부원 모집 홍보물을 제작해 신청자를 모았다. 지도 교사가 아닌 방송부 학생들이 면접 질문과 형식을 자율적으로 정한 것도 인상적이다.

방송부원들은 먼저 지원학생들이 제출한 자기소개서를 꼼꼼히 검토해 부서별 필요한 역량과 필요한 대처능력을 이야기하고 면접 질문을 작성했다. 방송부원 학생들이 직접 면접관이 돼 '방송 사고가 났을 때 어떻게 대처할 건가요?', '방송부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방송부원이 되었을 때 각오' 등을 질문하고 5학년 학생들의 답변을 바탕으로 점수를 매겼다. 면접이 끝나고 면접관들이 점수를 합산해 합격한 방송부원을 발표했다.

"음향에 대해서 더 많은 공부를 하겠다는 후배를 뽑았어요. 신입 방송부원들이 내년 방송 조회와 방송이 필요한 행사를 준비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인수인계 하도록 하겠습니다."

◇양산 덕계초교 '과거시험 한마당'

양산 덕계초등학교는 10월 25·26일 '덕계과거시 희망(HOPE)교육 한마당'을 열었다. 덕계과거시는 올해 15회를 맞이하는 덕계초교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행사다. 덕계초교 1년 교육활동 전반에 연계한 덕계과거시는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바탕에 뒀다.

25일 4~6학년 학생들이 대과에 응시했다. 대과는 문과·무과·잡과 3개 영역으로 나눠 1년 동안 소과를 치르며 갈고닦은 실력을 뽐내는 자리가 됐다. 26일 오전과 오후에는 장원 급제 행사가 열렸다. 문·무·잡과의 장원, 차상, 차하를 차지한 학생들에게 어사화와 홍패를 하사하고 덕계동 어르신들의 풍물 한마당과 윈드오케스트라, 1학년 학생들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학부모와 지역 주민이 함께하고 체험과 학예가 어우러진 종합 축제 한마당인 셈이다.

▲ 양산 덕계초 15회 '덕계과거시 희망(HOPE)교육 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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