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에서 통일농기계 보내기 선포식이 열렸다. 통일을 염원하는 농민들이 한 해 농사지은 통일 쌀을 종잣돈 삼아 시민성금을 모아서 내년에 북한에 통일 트랙터를 보내겠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 등 주변 국가들의 힘겨루기와 겹쳐 북미 협상이 답보 상태에 놓인 듯 보이지만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와 남북경제·사회문화교류의 분위기는 날로 무르익고 있다. 남북 당사자 간에 현실적인 민간교류협력 사안들에 대해서는 물밑에서 꾸준하게 협의가 진행되는 중이다. 특히 문화체육교류를 비롯하여 농업교류에 대한 기대가 큰데 경남 도내 농민들은 누구보다 앞장서왔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진주시농민회, 진주시여성농민회,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진주시민운동본부와 농협 등이 진주시 금산면 중천리 들녘에서 추수한 통일 쌀을 통일 트랙터로 키워 내년 봄에는 통일 씨앗 갈이를 하는 대장정을 펼치겠다며 정부와 국민의 지지를 호소한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 '분단의 철조망을 녹여 통일 농기구를 만들자'는 매우 상징적인 구호에는 농민들과 민중들이 주체가 되어 통일의 시대를 열자는 뜻을 압축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07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통일 쌀을 경작해왔으며 어느 해는 보내기도 하고 어느 해는 막히기도 했지만, 통일에 대한 열정과 소망은 끊이질 않았다. 경남통일농업협력회 역시 전면적인 교류협력의 시대가 열리기를 기원하면서 그동안 중단되었던 협동농장 농업협력사업과 통일딸기사업 등을 재개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남북한 경제협력과 평화안정에 농업교류가 가장 밑거름이 될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 농업교류는 나라와 민족의 주권을 지키는 데 가장 들보가 될 것이요 남북한 모두의 번영의 길을 여는 단초가 될 것이다.

남북관계의 평화적 진전을 위해서는 정치·군사적 안녕 따로 경제적 교류와 협력 따로 전개될 수 없다. 한반도가 핵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제재만큼 교류협력을 활발히 해야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 통일 쌀이 통일 트랙터가 되어 판문점을 넘어가는 대장정을 하루속히 볼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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