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용문전력 22년째 장애인에 온정
기업 이윤 사회 환원 지역사회 본보기

매년 10월 15일은 세계맹인연합회가 공식 제정한 흰지팡이의 날이다. 합천 용문전력 이점용 대표는 매년 이날을 전후해 관내 시각장애인과 자원봉사자 등 200여 명을 초청해 시청각 장애인 한마음대회를 열고 있다. 이 대표는 1990년 초부터 장애인들을 위해 각종 지원활동을 해오다 지난 98년부터 22년 동안 시각장애인들을 초청, 정성껏 마련한 다과상과 기념품 등으로 잔치를 베풀고 매년 후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는 전기사업으로 어둠을 밝히는 일을 하다 보니 다른 장애인과는 달리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의 안타까움이 절실히 느껴져 이 같은 행사를 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사회봉사활동을 지켜본 직원과 가족들도 손을 보탰다. 용문전력 주부모임(회장 김점순)을 구성해 시청각장애인들에게 정기적으로 목욕을 돕고, 설·추석 명절에는 멸치 등을 선물하고 있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살이에서도 드러내지 않고 이웃을 돕는 용문전력 주부모임은 이 대표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대표는 또 남몰래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수천만 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학교에는 각종 도서·에어컨·복사기 등을 기부해 왔다.

기업 운영도 남다른 데가 있다. 매년 직원 가족들을 위해 국내외 여행은 물론 직원의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하는 등 직원 복지향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가난을 딛고 자수성가한 이 대표는 "어려움에 부닥친 이들을 보면 과거에 힘들었던 내 처지가 생각나 돕게 됐다"고 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자란 이 대표는 학교를 어렵게 졸업하고 40여 년 동안 전기와 인연을 맺어 오면서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다른 사업을 구상하기도 했으나 직원들과 그 가족들을 생각하며 마음을 고쳐먹고 다시 시작한 것이 평생 직업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가 이웃을 돕는데도 그만의 원칙을 정해놓고 있다. 돈을 쓰고 남는 돈으로 이웃을 돕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며 돈을 사용하기 전에 일정 금액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남겨두고 써야 이웃돕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 대표의 봉사활동이 22년 넘게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계속되자, 주위 사람들은 최근 어려운 경제여건 등으로 모두가 힘들어하는데 언제까지 이러한 봉사활동이 계속될지 궁금해 할 정도다.

하지만 이 대표의 이웃사랑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며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겨줄 것이다.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항상 주위를 살피는 그의 이웃사랑은 각박한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다. 또한 그는 합천지역 시각장애인의 든든한 후원자다.

박차호.jpg

이날 흰지팡이의 날 행사에 참석한 한 지인은 "소외된 이웃들을 생각하며 그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말없이 사랑의 손길을 펴는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미래가 밝고 살맛 나는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고 칭찬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