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사욕 채우는 데 급급한 사회
도덕적 해이 극복할 탈출구 필요

에스파냐의 유명한 작가 세르반테스는 <돈 키호테>를 통해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참으로 명언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위대한 문명의 탄생은 분명 그만큼의 준비나 노력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 말에 대한 대우로 '로마는 하루아침에 멸망했다'는 말을 해 주고 싶다.

대 제국 로마는 오랫동안의 평화와 풍요로 번영을 누려왔지만, 점차 사치와 향락에 물들어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불러 왔다. 그것이 원인이 되어 멸망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우리 역사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임진왜란은 왜 일어났는가. 무사안일로 오랫동안 서로 권력쟁탈전이 일어났고 종국에는 거의 멸망의 단계에 들어섰다가 기사회생(起死回生)하게 되었던 것이 아닌가.

최근 뉴스를 보면 우리 주변에는 말도 안 되는 사건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서울시교통공사나 한국공항공사에서는 한 젊은 청년의 죽음으로 만들어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된 거룩한 법을 악용하여 오히려 몰염치한 공직자들이 친인척을 비정규직으로 끌어들여 마침내 정규직으로 전환한 사건은 실로 놀라움의 극치이다.

더구나 어느 정도 부끄러움을 알았는지, 정규직으로 전환한 자신의 아내를 신규발령 명단에서 빼버린 인사담당 공무원은 철면피의 극치로 이 나라 공직자의 단면을 보여준다.

또한, 국고지원금을 악용하여 개인생활비로 유용한 유치원의 비리며,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보완하려는 정부정책에 반기를 드는 유치원연합회라는 집단의 행태는 그야말로 차마 볼 수 없는 지경이다.

그밖에도 일부 기업의 노조원들은 노조 자녀들의 입사를 제도화하여 현대판 음서제(蔭敍制)라 할 수 있는 대물림 입사를 합법화하고 있으니, 이러한 현실 앞에 어떻게 뛰어난 인재를 찾아 이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겠는가. 부도덕하기는 공직자들뿐 아니다. 각종 스캔들에 휩싸인 인물들이 큰 뉴스거리가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니 공직의 기강이 이처럼 한심한 적이 없었다. 이러고도 이 나라가 온전하다고 한다면 정상적이겠는가.

적폐청산도 중요하지만 기울어가는 경제 앞에 서민들의 삶은 너무나 고달프다. 그러함에도 일부 행정가들이 한다는 짓은 자신의 사욕만 채우기에 급급하고 또한 위정자들은 포퓰리즘식 정책을 쏟아내고 있으니 이러한 인물들에게 어떤 벌을 줘야 할 것인가.

산업 도시 울산이 무너지고 군산이 무너지고 있는데도 경제 극복의 해법을 모색하기보다는, 무조건적으로 펼치고 있는 단편적인 복지정책은 문자 그대로 미래는 존재하지 않고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기성세대가 미래세대의 자산을 도둑질하는 행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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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시대에 다른 나라에서는 살아남기 위해서 몸부림을 치고 있는데 우리는 집안에서 서로 싸우고 국고를 도둑질하고 있으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근자에 도덕적 해이가 이보다 더 심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몸담은 이 사회의 현상 앞에 희망은 정말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사람들이여, 우리는 정말 살고 싶다. 모두 함께 그리고 우리 후손들과 함께 잘 살고 싶다. 잘못된 규정이나 생각은 수정을 좀 해서라도 제발 이 사회를 살릴 방법을 좀 모색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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