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벗고서 교실로 양말 젖을 수밖에…
신발장·우산꽂이 등 현관에 설치했으면

학생들은 비 오는 날에도 어김없이 등교를 해야 한다. 아마도 비가 오는 것을 반기는 학생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꿉꿉함, 높은 습도, 불쾌지수를 떠올리기도 하겠지만 가장 직접적인 불편은 양말이 아닐까?

학교에 도착하면 건물 현관에서 신발을 벗고 양말을 신은 채 각자 반에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비 오는 날에는 우산이 문제다. 우산을 들고 가다보면 어쩔 수 없이 복도에 물이 떨어진다. 신발을 벗고 교실까지 올라간다는 것은 물 웅덩이에 발을 담그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젖는 게 싫어서 나 몰라라 하며 신발을 신고 교실까지 가는 학생들도 있다. 이런 학생들 때문에 바닥은 더 엉망이 되고 더럽혀진다. 교사들은 신발을 신고 다니는 학생들에게 바닥이 더러워지고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가 간다며 다그치지만 그때뿐이다. 물론 모든 학생들의 신발장이 준비되어 있으면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된다. 그러나 몇몇 학교들을 제외하고는 교직원들 외에 학생들을 위한 신발장은 거의 준비되어 있지 않다. 비오는 날의 젖은 양말의 그 찜찜함은 오로지 학생들 몫이다.

그렇다면 해결방안이 없을까?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현관 입구에 신발장을 만드는 것이다. 비 오는 날, 양말 젖을 일이 없을 뿐 아니라 겨울철에도 시린 발로 차가운 복도를 걷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경남도교육청에서도 적극적으로 신발장 설치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신발장 설치 공간 확보가 어렵다는 현실에 부딪혀 쉽게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차선책으로 입구에 우산 비닐커버를 설치하는 방법도 있다. 우산의 빗물은 해결할 수 있지만 엄청난 비닐 쓰레기가 반복해서 만들어질 것이고 지속적으로 비용이 발생해 예산낭비도 크다고 할 것이다. 더구나 교육현장에서 환경을 오염시키는 비닐과 1회용품을 사용하는 것 또한 적절하지 않다.

▲ 학생들이 비에 젖은 양말을 창가에 두고 말리고 있다. /필통

현재로선 현실적인 방안은 건물 현관 입구에 우산 꽂이를 만드는 것이다. 학급마다 분류해 놓는다면 부피도 줄이고 열쇠로 잠겨있기 때문에 분실 우려도 적다. 그리고 계속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용 면에서도 부담이 없다.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학생들은 그냥 참아야 되는가? 그냥 양말은 젖고 알아서 말리고 맨발로 있으란 얘긴가? 말로만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하지 말았으면 한다. 전교생이 젖은 양말을 말리며 맨발로 다니고 있는 현실이 반복되는 것은 그냥 내버려 둘 일이 아니다. 어떻게든 신발장 공간을 확보하든지, 아니면 당장 할 수 있는 방법이라도 찾아야 할 것이다. 학생들을 배려하지 않는 학교는 결코 좋은 학교가 될 수 없다. 하루빨리 걱정 없이 등교할 수 있는 날이 오길 소망한다.

/청소년기자 진가희(진주중앙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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