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찾은 김판곤 축구협 부회장, 국대 선발과정 밝혀
"팀 경기서 실력 발휘 눈길 … 최영준도 지켜보고 있다"

경남FC 중앙수비수 박지수가 벤투호에 승선했을 때 다들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본인마저 그랬다.

하지만, 박지수는 벤투 감독이 취임하면서부터 국가대표로 거의 확정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자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지난 주말 창원에 다녀갔다. 허성무 창원시장과 김경수 경남지사를 차례로 예방하고, 30년 만에 우리 국대가 우루과이를 꺾은 걸 기념하는 사인볼도 증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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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박지수는 벤투 감독이 입국 후 비디오 시청과 현장 점검을 통해 일찌감치 점찍은 선수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역할을 하고 말고도 없이 정해져 있었다는 얘기다. 비록 우루과이전에서는 단 1초도 뛰지 못하고 벤치를 지켰지만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만큼, 기량을 활짝 뽐낼 기회는 조만간 주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럼 최영준은? '경남의 캉테'로 불리며 최근들어 경남 경기장에는 '최영준 국대' 펼침막까지 등장했는데 10월 소집 명단에서 빠졌다. 이로 인해 최영준이 의기소침해지지는 않았다고, 그의 부친 최진덕 전 경남도의회 부의장이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최영준이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판곤 위원장은 "최영준도 계속 지켜보고 있다. 본인 스타일을 고집하지 않고 벤투 감독이 그리는 그림을 이해하고 실행한다면 그리 머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충분히 국대 '감'은 되는데 벤투 감독의 그림에서 '꼭 필요한' 선수가 아니었다는 뜻으로 읽힌다.

최영준은 굉장히 성실하게 전후방을 오가며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의 200%를 해내려고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흐름을 읽는 능력이 탁월하다.

반면 '세모발'이라는 혹평을 들을 정도로 킥력이 떨어진다. 5m 범위 안에서 패스는 비교적 정확하지만 10m를 넘는 패스나 킥은 종잡을 수 없다는 얘기다. 코너킥이나 프리킥 같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최영준이 공을 차는 경우는 거의 없다. 스피드도 '무난'한 정도다. 국대에서, 특히 기성용과 짝을 이루려면 지금의 스피드로는 부족하다.

김판곤 위원장은 최영준에 대한 기대는 저버리지 않고 있다는 뜻을 보였다. 하지만, 가장 우선하는 것은 벤투 감독의 축구 철학과 선호하는 스타일일 수밖에 없어 최영준이 국대에 승선하려면 변해야 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해 들은 얘기만으로는 부족해 29일 오전 김 위원장과 전화로 본인의 발언에 대한 진의를 들어봤다.

박지수 관련해서는 "벤투 감독이 와서 경남 경기를 보다가 좋은 경기력 보여서 박지수 과거를 추적하고 비디오 많이 봤더라. 이후 경기도 지속적으로 보면서 확신을 가지고 '불러서 한번 봐야겠다'해서 (박지수) 스스로의 경기력으로 뽑힌 것이다. 박지수는 국가대표로서 프라이드 가져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준에 대해서는 "관심 가지고 모니터링은 하고 있고 관리하면서 봐야할 명단에는 있다. 감독의 스타일이 있어서 다른 후보보다는 밀리는 상황이다. 실망하지 말고 열심히 해서 이뤄보라는 덕담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캐릭터가 확실하다. 그걸 기준으로 선수를 보고 수집하는데, 어떤 선수가 그 포지션에서 뽑히는지 잘 연구해보면 그 캐릭터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감독이 어떤식으로 공정하고 정확하게 뽑아내는지 관리감독하는 입장이라 특정 선수 도와달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박지수는 특별한 실수를 하지 않는 한 벤투호에서 중용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최영준은 스스로가 변신을 해야한다.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에 자신을 맞춰야 국가대표로 뽑힐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부친 최진덕 전 부의장이 "국대에 뽑히면 가문의 영광이죠"라고 고대하는 만큼 어떤 변신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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