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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진정 겨울이 오는 것인가

월동 준비 부족했던 조선·자동차산업
경기 대책 요구 민심 정부 받아들여야

이순수 객원 논설위원 webmaster@idomin.com 2018년 10월 30일 화요일

농사에는 반갑지 않은 비가 오더니 꽤 쌀쌀한 바람이 불었다. 모든 일에는 조짐이 있다더니 바야흐로 겨울이 오려는가 보다. 유독 추위를 싫어하고 나무 주워다가 불을 때서 겨울을 나는 데도 이런저런 핑계로 아직 몸과 마음이 준비가 덜 되어 있는데 너무 갑작스레 다가온 계절의 변화가 반가울 리 없다.

올겨울은 그 어느 때보다도 추울 것이라는 예보도 있었다. 인간이 뱉어낸 온난화가 원인이라는데 북극 온도가 올라가서 중위도를 감싸고 도는 제트기류가 약해진 틈으로 북극의 찬 공기가 그대로 내려올 거란다. 그러나 이유야 어떻든 겨울은 추워야 맛이다. 비켜갈 수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 계절은 변화가 뚜렷한 게 좋고 그래야 사시가 맞아떨어져 농사도 잘 된다는 것은 인류가 오래전부터 터득해 아는 이치이기도 하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고 굳이 나서서 떠들지 않아도 계절은 그렇게 왔다가 가는 것인데 굳이 날씨 타령을 하는 이유가 있다. 삶이 잘 안 풀리고 어려워 참아 내기가 어려우면 꼭 혹독한 겨울 날씨에다 비유하곤 한다. 그러나 계절은 무심한 것이다. 다가오는 이 겨울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두렵고 무서운 것은 낮아질 수은주 때문이 아니다. 겨울 초입에 느끼는 대한민국의 처지가 대책 없이 겨울 초입에 선 내 꼴보다 딱해 보여서다. 농투성이 주제를 넘는 걱정이라는 비난과 안 그래도 다 아는데 덧칠을 하느냐는 면박은 달게 받을 것이다. 하지만 한때 기업사를 쓰며 돌아다녔으니 전혀 문외한은 아니다. 그리고 좀 젊고 이장 몇 년 했다는 믿음 때문인지 만나는 마을 어르신마다 소매를 붙잡고 하소연하듯 걱정하는 것이 공연한 기우는 아닐 것이다. 촌로들 말씀대로 우리나라가 혹독한 겨울로 들어서고 있다는 조짐도 한둘이 아니다.

나라 경제는 조선만 문제인 줄 알고 그 정도는 정부에서 잘 정리해줄 줄 알았더니 겨우 배 몇 척 나눠주고 그만이고 더 덩치가 큰 자동차마저 형편이 어려운 모양이다. 두 산업은 어려워진 경위도 비슷해 보인다. 소위 잘나갈 때 미리 제대로 된 미래를 준비하지 않아서이다. 기술개발과 혁신은 대충하고 겨우 일등 기업의 80%나 되는 수준에서 자화자찬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린 결과가 지금 받는 성적표다.

정부는 더 문제이다. 촛불이 전국을 밝힌 것이 박근혜 정권의 실정 때문인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것뿐일까? 그렇게 생각하고 권좌에 앉았다면 대단한 착각이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살기가 어려워서였다. 경남에서 표를 상대적으로 많이 받은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조선은 일찍 문제가 불거졌고 자동차는 조금 늦게 불거졌을 뿐 그것으로 먹고살던 경남 경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어려웠었고 그 탈출구가 지난 대선이었다. 그런데 이 정부는 현실을 몰라서인지 무능력해서인지 제대로 된 대책 하나가 없다. 문제를 알고 있었다고 해도 그것이 미봉이면 이 살벌한 경쟁에서 이길 수 없고 수출로 먹고사는 국가경제가 제대로 굴러갈 수도 없다. 정부가 진작 조선 문제에 대해 체질개선과 혁신으로 이끌 정책을 추진했다면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고 좀 나아지고 있는 조선경기에 편승하여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제 숙제는 자동차까지 늘었다. 한반도 평화도 좋고 적폐 청산도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자기를 꾸미는 데 열중하지는 말아야 한다. 연극은 삶이 될 수 없고 국민은 너무나 잘 안다. 또한, 무능력은 청산하려는 적폐보다 더 무서운 적폐이다. 승리의 잔을 내려놓고 널리 지혜를 구해야 한다. 이 겨울이 더 깊어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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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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